'선덕여왕'PD "덕만은 롤플레잉 게임의 최후승자"

김겨울 기자  |  2009.07.06 10:40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선덕여왕'의 박홍균 PD가 극이 만들어지게 된 모티브를 들려줬다.

박 PD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처음에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이 '선덕여왕'을 계획했을 때 롤플레잉 게임을 생각했다"며 "롤플레잉 게임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를 하나씩 얻어나가듯 사람을 얻는 이야기가 이 극의 모티브"라고 설명했다.

박 PD는 "고서에 보면 귀 좋은 도둑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장수가 이 도둑을 부하로 들이려고 하자 많은 이들이 반대를 했다. 이 장수는 '이 도둑은 귀가 누구보다 좋은 능력이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대도 무릅쓰고 등용했다"며 말을 이었다.

박 PD는 "결국 그 도둑은 자신을 믿고 이끌어 준 장군에게 큰 은혜를 갚게 되는데 바로 새벽에 멀리서 들리는 적군의 침략 소리를 듣고 아군에게 알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 PD는 '선덕여왕'에서도 각 쓰임이 있는 사람들을 먼저 능력을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나가는 리더십이 왕권을 얻는 데 결정적인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PD는 '선덕여왕'의 첫 회에서도 미실(고현정)이 죽은 진흥대제(이순재)의 앞에서 '이 사람들이 바로 내 사람입니다. 미실의 사람입니다'라며 외치는 장면을 예를 들며, "미실은 인재 등용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다만 황후의 자리에만 집착한 나머지 자신이 왕이 될 생각을 못해 항상 누군가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초의 여왕으로 왕좌에 오르는 선덕여왕은 다르다고. 박 PD는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이요원)은 김유신(엄태웅)과 김춘추(유승호)를 등용해서 정치판을 물갈이해 삼국통일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는 면에서 롤플레잉 게임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로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 PD는 '선덕여왕'이 현대 사회에서도 귀중한 교훈을 준다고 주장했다. 박 PD는 "사람에게 자기가 납득할 수 있는 길과 방향을 제시해주면 누구나 즐겁게 잘할 수 있다"며 "현대 사회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 능력 밖의 일이나 불합리한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사람이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100%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그렇게 한 리더가 바로 '선덕여왕'이다"고 피력했다.

박 PD는 "미실과 덕만이 얼마나 더 자기 사람을 만드는지를 보는 것이 이 드라마를 재밌게 보는 관전 포인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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