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8년 만이다. 영화 '친구'로 흥행 신화를 썼던 곽경택 감독이 드라마 '친구'로 돌아온 게 말이다. 자신의 원작을 20부작 드라마로 탄생시키는 일이 쉽지 않았을 터. 남모르게 고민도 많이 하고 공중파 방송에 대한 회의도 느꼈단다. 하지만 오랫동안 안 봐도 그리운 친구처럼 곽 감독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으로 '친구'를 리메이크 했다. 그와 서울 삼청동의 고즈넉한 카페에 앉아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친구1. 장동건.. 그리고 현빈, 김민준, 서도영
"동건이가 톱스타잖아요. 근데 '친구' 촬영한다고 '형'하면서 부산까지 내려왔더라고요. 경동 시장 안에 조그만 가게가 있는데 그 곳이 제 단골이거든요. 그 곳 아주머니한테 얼굴 알 만한 사람이 오니 가게 좀 비워달라고 했는데 자꾸 물어보더라고요. '누구에요?' 하하. 그리곤 아주머니가 계란말이를 부치다가 동건이를 보고 큰 신음 소리를 내 다들 웃었죠. 하하."
"우리는 부산 로케 촬영을 하고 최대한 제작비를 줄이려다보니 배우들의 대기 시간이 길었어요. 솔직히 빈이 정도 되면 불만 털어놓을 법한데, 그 녀석 그러지 않더라고요. 그저 한다는 소리가 조감독에게 가서 '촬영 늦게 하면 좀 뒤에 부르지'라고 투정부리는 정도였다네요. 빈이 같은 스타가 참아줘서 이 작품이 나온 것이죠."
"민준이가 원래 허술한 개그를 많이 해요. 너무 썰렁해서 속으로 걱정했어요. 저런 유머를 하는데 카리스마 있고 멜로 라인을 펼쳐야 하는 준석이를 소화할 수 있을까. 근데 드라마 촬영 막바지에 여자 출연자들에게 물었더니 민준이가 제일 멋있다고 하더라고요. 민준이 나름의 카리스마가 있는 것 같아요."
# 친구2. 부산.. 편의점에도 사인이 있죠!
"부산에 대한 애착 많죠. 누구나 고향에 대한 향수 없다고 하면 거짓말 아닐까요. 근데 제가 부산에 은혜를 갚기보다 부산이 저를 위해 해준 것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친구'의 촬영이 99%가 부산에서 진행됐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경성 대학교 옆에 옛 군수부대사령부가 있는데 거기서 군대 장면, 감방, 구청, 은행까지 모조리 찍었죠. 부산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죠."
"촬영 초반에 부산의 KNN 방송에서 캠페인 광고를 하는데 출연을 부탁하더라고요. 부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콘셉트라고 해서 흔쾌히 응했었죠. 근데 제가 촬영으로 바쁘다보니까 마지막에 '부산이 최고'라는 표정만 짓고 끝났는데 나중에 1분짜리 광고로 만들어져 부산은 물론 경남지역 전체에서 틀더라고요. 밤낮으로 3개월 넘게 트니까 유명인이 됐죠. 우리 아버지는 그것 보고 '얼마 받았니?'라고 연락오시더라고요. 하하. 하도 노출되니까."
"캠페인 효과 덕분인지, '친구' 촬영하는 덕분인지 부산에서는 돌아다니면 너무들 알아보시더라고요. 편의점에서도 사인해달라고 하고, 한번은 사람들이 안 알아보는 작은 술집을 찾다가 찾아서 들어가서 술을 먹고 다음에 또 방문했는데 '곽경택 감독이 술 마신 집'이라고 플래카드가 붙여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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