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의 귀환' 룰라 "제2의 도전, 이제 시작"(인터뷰)

길혜성 기자  |  2009.07.28 18:32
룰라의 고영욱,채리나,이상민,김지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이명근 기자


90년대 최고 인기 그룹 중 한 팀인 룰라가 돌아왔다. 그것도 9년 만에. 룰라는 최근 '고잉 고잉'(Going Going)을 타이틀곡 한 정규 9집 '어게인-어게인(Again-Again)을 발표했다. 지난 26일에는 SBS '인기가요'에도 출연, 오랜만에 시청자들과 만났다.

룰라가 새 음반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01년 8집 이후 8년 만이며,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2000년 7집 타이틀곡 '풍변기곡' 뒤 9년 만이다. 이처럼 이상민 고영욱 김지현 채리나의 룰라는 9년 만에 팬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한창 활동 할 때, 지금의 원더걸스의 소희나 선미처럼 10대 중반이었던 막내 채리나도 이제 서른을 넘긴 숙녀가 됐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룰라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결코 약해지지 않았다. 룰라 멤버들은 자신들을 "신인"이라 표현하며, 새 앨범 활동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랜만이다. 9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배경은.

▶(이상민, 이하 이) 2000년 이후 공백기가 있었지만, 멤버들끼리는 일과 상관없이 늘 만나왔다. 만나면 밥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눴다. 그러다 2~3년 전부터는 자연스럽게 음반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올 해가 룰라 데뷔 15주년이기 때문이다.

▶(채리나, 이하 채) 재작년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뒤, 게시판 보고 너무 놀랐다. 팬들께서 정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고, 다시 뭉쳐달라고는 글도 올랐다. 그 때 복귀에 대해 자신감을 얻었다.

-새 앨범과 타이틀곡에 대해 소개한다면.

▶(이) 총 11곡이 담긴 이번 앨범은 룰라스러운 곡과 그렇지 않은 곡들이 절반씩 섞여 있는 음반이다. 이현도 현진영 씨 등 우리와 같은 시대와 활동했던 분들도 이번 앨범에 참여했는데, 그 분들의 곡에서는 룰라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언타이틀 출신의 유건형 씨가 만든 타이틀곡 '고잉 고잉'은 룰라스러운 느낌을 배제한 곡이다. 요즘 유행하는 댄스곡 스타일에 파워풀한 느낌을 더했다고 보면 된다. 나이 어린 팬들에도 어필하고 싶어 이 곡을 타이틀곡로 정했다. 참, 리쌍의 길도 우리에게 곡을 줬다.

-26일 '인기가요'로 9년 만에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느낌은.

▶(고영욱, 이하 고) 너무 설레고 긴장됐다. 후배들이 직접 우리 무대를 다시 본다는 생각에 무척 부담됐다.

▶(김지현, 이하 김) 신인 때보다 더 떨렸다. 하지만 '인기가요' 이후 룰라가 인기 검색어 순위 1위를 한 것을 보고 너무 기뻤다.

▶(채) 가사나 안무 틀릴까 하는 걱정을 하고 올라갔다. 그런데 리허설 때 너무 열심해 해서 그랬는지, 본 무대 때는 조금 힘이 들었다. 하하.

-90년대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 후배들과 방송 관계자들도 우리를 조금 어려워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나 같은 경우, 너무 오랜만에 후배들을 만나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팀이다. 후배들과 방송 관계자분들이 우리를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채) 상민이 오빠가 대기실에서 밖으로 이동만 하면 후배들이 깍듯히 인사를 했다. 그 모습이 너무 낯설면서도 재미있었다. 소녀시대는 우리들에 일일이 자기소개까지 했다.

룰라의 김지현,채리나, 김지현, 이상민(왼쪽부터) ⓒ사진=이명근 기자


-9년 만의 활동 재개인 만큼, 요즘 팀 분위기도 남다를 것 같은데.

▶(이) 우리는 '날개 잃은 천사'가 담긴 2집으로 200만 장 넘게 팔아 본 팀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요계로 돌아온 만큼 정말 신인의 자세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요즘은 매일 춤과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후배들에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서다.

▶(고) '인기가요' 때 보니 우리를 모르는 관객들도 많이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는 이런 친구들에도 룰라의 존재를 확실히 알릴 수 있도록, 기회가 닿은 대로 가요 및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것이다.

▶(김) 94년 룰라가 탄생되고 나서 지금처럼 안무 연습을 많이 한 적은 없다. 후배들이 룰라를 좋아했다는 말에,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새 앨범 활동 각오 및 계획은.

▶(이) 90년대 인기와 이름값에 편승하지 않고, 후배들과 실력으로 승부하고자 나왔다. 이번 앨범은 우리에게 일회성 재결합이 아닌 '제2의 도전의 시작'을 의미한다. 예전에 명성을 떠나, 과거 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할 것이다. 그래서 룰라는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참, 앞으로는 공연도 많이 할 것이다.

▶(채) 예민해질 정도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콘서트 준비도 8월부터는 할 것이다. '나이 들어 뒤쳐진다'는 이야기를 안 듣도록 열심히 뛸 것이다. 1위 욕심은 없지만, 이번 앨범에 담긴 노래들을 최대한 많이 들려 드리고 싶다. 좋은 노래들이 너무 많아서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고맙겠다.

▶(고) 예전 인기를 바라고 나온 게 아니다. 앨범에 담긴 좋은 곡들을 많이 들려 드리며, 룰라에 대해 낯설음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앨범으로 오래 꾸준히 활동할 것이다.

▶(김) 요즘 나이 어린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데뷔한 지 15년이 된 가수들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번 앨범을 통해 확실히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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