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명의 연예인들이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하자고 한 목소리로 뜻을 모았다.
2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문화 콘텐츠 강국 도약을 위한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 협의회, 불법음원 근절운동본부와 함께 국내 콘텐츠 보호 및 육성을 위한 내용을 논의하고자 마련된 이 자리에는 국회의원 정두언과 가수 이승철, 옥주현, 경북대학교 이장우 교수, 고려대학교 이대희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승철은 "24년 전 제가 데뷔했을 때는 영화관 가고 음반 가게서 데이트하는 게 즐거운 아날로그 세대였다"며 "하지만 조용필, 조성모, 김건모 등 밀리언셀러의 이야기가 다 아득한 옛날이야기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승철은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가수들이 발목을 잡혔다"며 "클릭 한 번이면 창작자들이 몇날 며칠 밤 샜던 일이 다 수포로 돌아가고 인스턴트, 휴지조각처럼 창작의 가치가 짓밟히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승철은 "신나게 음악하고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대중문화를 만들어가고 이끌어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줬으면 좋겠다"며 "환경을 바로 잡아 주신다면 그 어떤 대한민국의 일꾼보다 더 나라를 빛낼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옥주현은 이날 불법 다운로드 근절을 위해 창작자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자는 의견을 내놨다.
옥주현은 "현재 도입된 저작권법 등은 자유로운 도둑질을 막으려는 것뿐이지 자유를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또한 가수들도 책임감을 갖고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나믹듀오의 최자, 채연, 2AM의 조권, 클래지콰이의 호란, 비, 작곡가 방시혁 등이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시간도 가졌다.
최자는 "2년 전부터 회사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데 대중성이 없는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회사 유지가 힘들다"며 "음악을 만들기 위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결국은 들이는 장비 등을 디지털 음원으로 대체하면서 작업을 위한 선택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도록 국가적으로 도움을 달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채연은 "법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지게 마련인데 저작권법에 대해 좀 더 쉽게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할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내놨고 조권은 "지난 8년간 준비한 음악이 너무 쉽게 다운로드 되는 것을 보면 가슴 아프다. 가수들의 노력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란은 "공급자와 소비자들의 권리가 동일하게 보호되어야하는데 소비자들의 권리만 지나치게 보호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하루빨리 공급자의 권리 또한 동일하게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는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고 꾸준히 무대 위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것 뿐"이라며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보호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방시혁은 "창작자 입장에서 경제적 가치로 곡을 판단한다면 불법다운로드는 저열하게 평가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며 "저작권자들은 피땀 흘려서 곡을 쓴다. 이를 알아 달라"고 말했다. 또한 "유료 서비스 모델 또한 저작권자들에게 지나치게 적은 수익이 돌아간다"며 "이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가수, 배우, 제작자들은 불법 복제 및 공유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책 촉구의 의미로 불법 복제 근절을 위한 범국민 캠페인 실시, 불법 유통 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 콘텐츠 수익의 분배 정의 수립, 대통령 직속의 콘텐츠 보호 및 관리 기구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불법 콘텐츠 척결 촉구 건의문을 정책 당국에 제안하는 전달식도 가졌다.
한편 이 자리에는 클래지콰이, 2PM, 2NE1, 에이스타일, 슈퍼키드, 삼총사, 다이나믹듀오, 슈프림팀, 아이유, 메이트, 게리골드스미스, LPG, 브라운아이드걸스, 다비치, 케이윌, 원투, 김종욱, 아웃사이더, 길미, 그린비, 채연, 노이즈, 클론 등 여러 가수가 참석해 가수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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