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문 "'차차차'는 연기포기 직전에 찾아온 기적"(인터뷰)

김수진 기자  |  2009.07.29 14:04
배우 이중문 ⓒ송희진 기자 ssonghj@

"'다함께 차차차'에 캐스팅되기 직전,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연기자의 길을 접으려했다. 소속사와도 이미 마무리를 지은 단계였다. 9월 1일 입영통지서를 받고, 군 입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6월, 이 드라마에 캐스팅이 됐다. 이 작품은 내게 연기생활의 끈을 이어준 기적이다."

배우 이중문(26)의 말이다. 방송중인 KBS 1TV 일일극 '다함께 차차차'(연출 김성근)에서 박한별과 이청아의 사이를 오가며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오랜 연인 이청아와 갑작스럽게 찾아온 박한별이라는 새로운 여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남자를 연기중이다.

드라마 상황만큼이나 힘든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지난 1년간. 4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된 KBS 1TV 일일극 '미우나 고우나'이후 그는 큰 고민에 빠졌었다. '과연 내가 연기를 계속해야할까'라는 생각이다. 데뷔 7년 만에 찾아온 위기였다.

"많이 위축됐었다. 자신감을 잃었다는 게 맞다. 무엇보다 자신감의 상실은 내가 꿈꾸던 배우의 길을 중단하고 싶을 정도로 나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 배우란, 연기를 잘하든 못하든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하는 게 맞다. 내 자신에게 부끄러웠다."

군 입대 이후 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새로운 일을 하려는 마음까지 먹었던 이중문. 그에게 '다함께 차차차'는 전작들과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존재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드라마에서 자연스러운 연기와 눈에 띄는 외모로 호감도를 증폭시키고 있는 원동력이 됐을 터.

"이 드라마에 100% 만족하며 임하고 있다. 팀워크도 좋고, 드라마 제목처럼 '다함께 차차차'하며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 어느 누구하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출연자나 제작진이나 마찬가지다. 가장중요한 건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완성도 100%를 내가 50%로 저하시키면 안되지 않느냐. 우선 나보다도 이 드라마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배우 이중문 ⓒ송희진 기자 ssonghj@


이중문은 자신감을 잃어 연기를 포기하려했지만, 현재 그의 자신감은 이 드라마를 통해 90%이상 회복된 상태였다.

"이종수 선배가 내게 영화 '짝패'에 등장하는 대사를 말했다. '강한 사람이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는. 이 말이 마음에 정말 와 닿더라.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이전에는 이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이 있다고 기대를 했었고, 또 그랬다. 하지만 이제 다음은 없을 수 있다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하지만 이제 연기가 두렵지 않다. 즐기면서 즐겁게 하고 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공자의 말이 있다. '즐기는 자' 이중문은 극중에서도 전작에서와는 보기 드물게 여복이 터졌다. 즐거움이 배가된 셈이다.

"내가 언제 이청아를 기다리게 하고 박한별을 울리겠는가. 실제로도 착하고 예쁜 두 친구 사이에서 사랑을 받는 역할이라 즐겁게 임하고 있다. 단, 박한별이 사촌의 오랜 연인을 빼앗는 나쁜 여자라는 인식이나, 두 여자 사이를 오가는 나쁜 남자가 되지 않으려고 감정 선을 최대한 살려야 하기에 힘이 들긴 하다."

즐기는 자의 여유까지 묻어나는 이중문, 이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길 바라는, 그리고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배우 이중문 ⓒ송희진 기자 s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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