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방송횟수 줄이는 시대역행 홍보법 '通했다'

김지연 기자  |  2009.08.06 08:25
2NE1의 박봄, 씨엘, 산다라박, 공민지(왼쪽부터)


신인가수에게 '방송출연=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말은 정석과 같다. 그만큼 대중에게 얼굴을 비칠 기회가 많아져 친숙해지고 덩달아 인기도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방송횟수를 줄이는 시대를 역행한 홍보 방법으로 가요계를 점령한 이들이 있다. 데뷔 싱글 '파이어(Fire)'에 이어 첫 미니앨범 '아이 돈 케어(I Don't Care)'까지 연이어 홈런을 친 화제의 걸그룹 2NE1이다.

지난 5월 초 '파이어'로 정식 데뷔한 2NE1은 역동적인 안무와 탄탄한 노래 실력으로 단박에 지상파 음악방송을 석권했다.

그런데 이 같은 성과가 숱한 방송의 출연 결과가 아니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NE1은 데뷔 한 달이 지난 6월까지 음악 방송이라고는 SBS '인기가요'에 단 3회 출연한 것이 전부였다.

2NE1의 이상(?)한 행보에 팬들은 '인기가요'로 첫 방송을 한 탓에 타 방송사 출연을 정지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물론 2NE1이 6월9일 KBS 2TV '뮤직뱅크'를 출연하면서 항간에 떠도는 출연 정지설에 대한 오해를 잠재웠다.

그렇다면 2NE1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당시 2NE1을 만든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는 "2NE1이 신인임에도 주1회 방송 출연이라는 무리수를 둔 것은 방송 출연보다 연습시간에 비중을 두기 위한 욕심 때문"이라며 "좀 더 성의 있게 방송 무대에 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이들의 홍보 방식은 파격, 그 자체였다. 이에 혹자는 빅뱅과 함께 부른 CM송 '롤리팝'으로 유명세를 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2NE1이 섣부른 판단을 한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NE1의 실패를 점치던 자들에게 멋지게 한방 날렸다. '여자 빅뱅'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을 만큼 가요계 돌풍의 주역이 됐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들의 시대를 역행한 홍보법은 대중에게 제대로 통(通)했다.

양현석 대표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충격적인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이는 2NE1만의 전략이 아닌 YG의 전략"이라며 "신인가수라고 무조건 방송을 많이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지만 나름대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2NE1이 실패했다면 내 홍보방식이 욕을 먹었겠지만 욕을 먹었더라도 이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믿었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오는 18일 솔로 음반을 발매하는 빅뱅의 지드래곤도 2NE1처럼 방송횟수보다는 질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다.

이제 선택을 기다리는 음악이 넘쳐나는 시대다.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겠다는 이색 홍보법에 한번쯤 귀를 기울여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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