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다크나이트' 히스레저 꿈꿔요"(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09.08.08 09:26
배우 심은경 ⓒ 이명근기자 qwe123@


심은경은 영화감독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다. 올해로 16세, 중3인 이 소녀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트레일러에 출연했고,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폐막식 사회도 봤다. 특히 7일 출연작 '불신지옥' VIP 시사회에는 김지운, 임필성 감독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손님으로 찾았다. 충무로가 심은경에게 꽂힌 이유는 뭘까?

영화 '불신지옥'에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심은경은 영화 '불신지옥'에서 실종된 소녀 소진 역을 맡았다. 교통사고 후 신비로운 능력을 갖게 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 데뷔 6년차 연기자 "다른 아이에게 뺏기기 싫었어요"

심은경은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욕심이 났어요. 소진은 비중이 많지 않지만 영화 안에서 핵심적인 인물이에요. 내면적인 연기를 해보고 싶었죠"라며 "이 연기를 하면 너무 힘들겠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아이에게 뺏기기 싫었어요"라고 말했다.

극중 심은경은 대사가 거의 없이 눈빛으로 연기한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저 아저씨 오늘 죽을거야"라고 말한다. 섬뜩한 연기에서 충무로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11살부터 연기를 시작해 벌써 6년 차 연기자다. 호러물 '불신지옥'부터 시트콤 '태희혜교지현'까지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어렸을 때는 자신감이 없고 두려움이 많아 용기를 갖기 위해 연기를 시작했지만 어느덧 연기가 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됐다고.

"지금 가장 달라진 것은 부담감인 것 같아요. 나를 믿고 배역을 주셨는데 잘 못하면 죄책감도 들잖아요"

배우 심은경 ⓒ 이명근기자 qwe123@

▶ 연예인이요? 초콜릿 받고 싶은 평범한 학생이에요

아역 연기자들을 봤을 때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은 학교생활이다. 연예계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빠져 학교생활을 소홀히 하거나 친구들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심은경은 "어제도 노래방에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를 불렀다"고 자랑한다. 아이들과 하는 일이 조금 다를 뿐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학교에서는 평범한 학생이에요. 친구들도 저를 신기한 눈빛으로 안 봐요.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 사회? 수학은 어려워요. 성적은..음...비밀이에요"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남학생들한테 인기가 없다고 한다. "제가 성격이 털털해서 그런가. 아니면 남자애들은 절 배우라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도 초콜릿 같은 거 받고 싶은데"

▶ '다크나이트' 히스 레저 좋아해요! 독기 있는 연기 해보고 싶어요

보통 아역 연기자들이 넘어야할 산은 연기력 논란이 아닌 성인 연기자로의 발돋움이다. 대중들에게 아역 연기자로 각인돼 있는 이미지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심은경은 좀 더 자유로운 편이다. 마냥 국민여동생을 꿈꾸는 역할보다는 나이보다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크나이트'의 히스레저를 보고 너무 좋았어요. 마치 조커가 살아있는 것 같은 연기였어요. 다음에는 전혀 그렇게 생기지 않은 인물이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는 사이코패스 역을 맡아보고 싶어요"

그녀의 사이코패스 같은 연기는 '불신지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극중 의자 위에서 내려다보는 장면은 보는 이들을 서늘하게 한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장면이라고 한다. 더 강하게 눈을 내리깔아 무서움을 주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심은경은 먼 훗날 영화감독이나 교수를 꿈꾼다. 아역 연기를 통해 얻었던 경험을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래서 연기자는 목표가 아니라 하나의 디딤돌이라 여긴다. 문득 심은경의 20살이 궁금해진다.
배우 심은경 ⓒ 이명근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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