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부터 '왕의 남자'까지..DJ가 사랑한 영화들

김현록 기자  |  2009.08.18 14:12


제 15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향년 85세로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폐렴에 의한 폐색전증으로 지난달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집중 치료를 받아왔다. 김 전 대통령의 상태는 그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으며, 김 전 대통령은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1시43분 영면에 들었다.

문화에 큰 관심을 가졌던 김 전 대통령은 생전 극장을 찾은 일도 모두 화제가 될 만큼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로 이른바 IMF사태를 맞이한 1997년 말 대통령에 당선, 1998년 2월부터 2003년 2월까지 대통령에 재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영화 관람이 흥행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탓인지 재임 기간에는 영화관을 찾지 않았지만, 당선 전과 퇴임 이후에는 수차례 공개적으로 영화를 관람했다.

김 전 대통령의 관람으로 화제를 모은 첫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다. 오정해가 주연을 맡은 '서편제'는 1993년 당시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넘긴 흥행작이었다. 당시 14대 대선 패배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의 정서가 듬뿍 담긴 '서편제'를 직접 극장에서 관람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4년 3월에는 당시 블록버스터 한국영화로 뜨거운 흥행몰이 중이던 장동건 원빈 주연의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를 관람했다. 민족상잔의 비극 6.25를 다룬 '태극기 휘날리며'는 이후 1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당시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우뚝 섰다.

2006년 2월 김 전 대통령은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상영중인 극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왕의 남자'는 연산군 당시를 배경으로 절대 권력에 대항한 광대와 그런 광대의 자유를 동경한 왕의 모습을 그려내 큰 호응을 얻었고, 당시 123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시 한국영화 흥행 역사를 다시 썼다.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극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진 작품은 2007년 여름 상영된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는 광주에 정치적 터전을 닦았던 김 전 대통령과는 인연이 깊은 작품으로 더욱 눈길을 모았다. '화려한 휴가' 역시 73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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