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드라마까지 잘 되면 쓰기만 하면 (대박)터지는 배우로 인식되겠죠?"
김익(31)은 아직 대중들에게 익숙지 않은 배우다. 군 제대 후 뒤늦게 데뷔해 단역부터 소화하며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지난해 KBS 2TV 단막극 '드라마시티'를 통해 비로소 얼굴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기 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김과장, '베토벤 바이러스'의 수의사를 말하면 "아! 그 사람"이라고 기억된다. 비중 있는 배역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주워진 과정을 착실히 밟아 가는 김익이 다시 한 번 '대박드라마 만들기'에 도전한다.
그는 19일(오늘) 첫 방송되는 KBS 새 수목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극본 윤은경 김은희, 연출 지영수)에서 정일우가 연기하는 이태윤의 심복이자 그림 같은 존재인 박수호 역을 맡았다.
"태윤과 함께 인권 변호사로 활동해요. 극중 태윤이 재벌2세의 삶을 거부하고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면 산다는 설정인데 수호도 알고 보면 돈 많은 집 자식이에요. 근데 문제는 저만 알고 있는 설정이라는 거죠(웃음)."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시놉시스에 자신의 배역이 소개됐다며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애써 기쁨을 감추진 않았지만 꽃미남 배우 정일우의 매력에 가려질 것이 분명하다는 너스레로 쑥스러움을 넌지시 숨겼다.
"'베토벤 바이러스'에 출연했을 때 밖에 나가서 토벤이를 치료해준 수의사 역할을 맡았다고 얘기하면 사람들이 잘 기억해 주시더라구요. 그래도 아직 배우로서 이야기할만한 에피소드가 많지 않죠. 하지만 욕심내지 않고 모든 걸 과정으로 받아들일 생각이에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뒤 크게 좌절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그는 "돈이 없을 때가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5년 동안 수입이 하나도 없었어요. 친구들은 가정을 꾸리고 집안에 보탬을 주는 때에 나만 그렇게 지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부담이 컸어요. 휴대폰 요금을 내지 못해 2달간 사용정지를 당한 적도 있었어요. 이런 일이 정기적으로 계속될 때면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자책도 하게 됐어요."
진학도 하기 전인 어린 아이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영화를 보게 됐다는 그는 "난 연기를 직업으로 생각하고 이 일에 뛰어들었다. 모든 걸 과정으로 생각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연기자로 성숙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주변에서는 그를 헝그리 정신이 투철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 배고픔을 알아 아픔이 무엇인지도 알기 때문에 모든 일에 감사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스타일이라고.
지금까지 작품에서 부드럽고 다소 유약한 모습을 연기해온 그는 "약간 어둡거나 처절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이중적인 사이코 캐릭터도 소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과정'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쓴 그에게 '그 과정의 끝이 어디냐'고 묻자 그는 "내가 연기를 그만 두는 때"라고 시원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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