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망 똘망한 눈망울, 보조개가 폭 들어간 오동통한 볼, 야무진 입매…. 깜찍한 얼굴은 그대로인데 박지빈(14)은 어느새 훌쩍 자라버렸다. 드라마 '완전한 사랑'(2003)에서 김희애 못잖은 눈물 연기를 펼쳤던 꼬맹이가 벌써 중학교 3학년. "이제 키도 클 때가 됐다"며 웃는 모습에선 제법 여유까지 느껴진다.
영화 '안녕, 형아'(2005)에서 최연소 주연을 맡아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놨던 박지빈은 그간 '내 남자의 여자'(2007), '이산'(2007), '천추태후'(2009), '꽃보다 남자'(2009) 히트 드라마의 아역을 도맡으며 믿음직한 어린 연기자로 인정받았다.
이번에는 27일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마법의 세계 녹터나'의 더빙에 참여했다. 영화 더빙만 벌써 4번째. 박지빈은 "매일 연기를 하다가 목소리 연기를 하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랑스러운 그림체, 환상적인 화면이 먼저 시선을 끄는 '마법의 세계 녹터나'에서 박지빈은 주인공 팀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고아원의 외톨이 소년 팀은 유일한 위안거리였던 별 애드하라를 찾아 밤의 세계로 뛰어든다.
"제가 팀이랑 비슷한 게 있어요. 캄캄한 걸 무서워하고, 어딘가 닫힌 데 있으면 불안하고 온갖 생각이 다 들거든요. 팀이 어둠에 대한 무서움을 극복해가는 스토리가 좋았어요. '쟤도 저런 걸 무서워하네' 하면서 공감했거든요."
7살부터 연기를 시작한 그에게는 그 전의 기억이 없다. 박지빈은 연기하는 게 너무 좋다. 부모님조차 '강요하지 않을 테니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했으니, 지금까지 연기를 하게 된 건 순전히 자신의 의지라고 박지빈은 힘줘 말했다. 다만 학교생활의 추억이 적은 건 섭섭하다고. 박지빈은 "이번 방학이 끝나면 처음으로 학교에서 합숙 수련회를 가는데 너무 떨린다"며 까만 눈동자를 반짝였다.
좋아서 하는 연기이기에 평생 이 일을 하고 싶다는 게 박지빈의 바람. 이 당찬 소년은 연기를 배우는 데 대한 생각도 분명하다.
"저는 소리 내서 우는 걸 잘 못해요. 하지만 지금 못하더라도 배우면서 선생님을 따라하려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배우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저한테도 도움이 되고요. 채시라 엄마한테 배우고 이런 거, 정말 아무데서나 못 하는 거잖아요."
설경구 송강호 조승우 하정우… 많은 선배 배우를 좋아하지만 박지빈이 첫 손에 꼽은 이는 국민배우 안성기다. 단 한번 짧은 인사였지만 한참 어린 그를 '잘 보고 있다. 넌 커서 좋은 배우가 될 것 같아'라고 다정히 바라봐주신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선생님도 아역 배우 출신이시잖아요. 저도 어떻게 보면 같은 길을 밟고 있는 건데, 저도 그러고 싶어요. 언젠가 꼭 함께 연기도 해보고 싶고요. 선생님처럼 멋진 배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여쭤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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