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에 홍서범·조갑경이 못나오는 이유는?

김지연 기자  |  2009.09.10 09:06

금요일 심야 안방극장은 KBS 2TV 'VJ특공대' 세상이었다. 오죽하면 난공불락이란 말이 나왔을까. 그런데 방송 두 달 만에 'VJ특공대'를 누르고 심야 안방극장을 점령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 '스타 부부쇼 자기야'(이하 '자기야')가 그 주인공.

안방극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자기야'의 인기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어디 숨어있었나 싶을 재기발랄한 연예인 부부들의 활약이 크다.

과연 제작진은 어떤 기준으로 이들 부부를 섭외했을까. '자기야'를 총괄하고 있는 김태성CP에게 출연진 섭외 기준을 알아봤다.

김태성CP가 제시한 출연자의 첫 번째 조건은 아주 기본 중의 기본, 바로 부부 중 한 명이 연예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자기야'는 알고 보면 스타의 궁금했던 사생활을 훔쳐보는 재미가 있다. 그야말로 사람들의 엿보기 심리를 교묘히 이용했다. 가령 '자기야'에 매회 고정적으로 출연하고 있는 김동현-혜은이 부부를 보자. 겉보기에는 남자답고 어찌 보면 가부장적일 것 같은 김동현이지만 실생활에서는 사람들의 예상을 확~ 깨버린다. 아내 혜은이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애처가다.

그뿐인가. 결혼생활 20년차인 혜은이는 여전히 매일 아침 남편 김동현 무릎에 앉아 모닝 키스를 나눈다고 고백했다. 이쯤이면 시청자들은 도(?)를 넘은 두 사람의 애정행각에 닭살이 제대로 돋는다. 그간 몰랐던 연예인 부부를 재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는 연예인 부부도 특이해야 살아남는다. 김CP가 말한 두 번째 조건은 바로 주변 탐문을 통해 특이하고 재미있기로 소문난 부부를 캐스팅한다는 점이다.

그간 출연진들을 살펴봐도 그리 평범하지는 않았다. 무려 10살 나이 차가 나는 어린신부 신재은씨와 결혼한 방송인 조영구의 좌충우돌 결혼기, 일중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신재은씨와 달콤한 밤을 보내기 위해 호텔까지 예약했지만 다음날 일찍 일이 생겼다며 퇴짜를 놓는 야속한 아내를 향한 조영구의 우여곡절 많은 신혼기는 웃음을 빵 터트린다.

조영구-신재은씨 부부 외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 출신 아내 박혜영씨와 결혼한 탤런트 박재훈 등 매회 등장하는 부부들은 어디서 찾았을까 싶을 만큼 독특하고 개성 넘친다.

마지막으로 누누이 강조했던 발견의 즐거움이다. 김CP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 부부를 캐스팅해 의외의 모습을 포착했을 때 얻는 즐거움이 엄청나다"며 "세간에 소문나지 않은 연예인 부부를 캐스팅하고 발굴하는 것이 세 번째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게 '자기야'에 홍서범-조갑경 부부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입담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홍서범-조갑경 부부는 캐스팅 순위에서 밀렸다.

사실 '자기야'에는 얼굴은 잘 알지만 이름을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할 연예인이 적잖이 출연한다. 하지만 '자기야'를 통해 한 번 이 부부의 활약을 보면 단박에 팬이 된다.

그중 단연 최고는 '돌머리 시리즈'를 탄생시킨 개그맨 김경민-이인휘씨 부부다.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김경민이 아들 푸름이가 '프라이데이'라고 하는 것을 듣고 '계란 후라이' 하나 부쳐줘라고 했다는 사연은 그야말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았다.

김태성CP는 "상당수 토크 프로그램들이 소위 말하는 톱스타들만 캐스팅하려 할 때 '자기야'는 숨어 있는 보석을 찾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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