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국가대표',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2009.09.27 08:00

실제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과 김용화 감독. 왼쪽부터 김흥수 코치, 강칠구 선수, 최용직 선수, 김용화 감독, 김현기 선수, 최흥철 선수

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제작 KM컬쳐)가 800만 관객을 돌파한다. 제작사 측에 따르면 27일 '국가대표'는 관객 800만을 넘어선다.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10번째로 800만의 고지를 넘는 셈. 흥행 순위도 '웰컴 투 동막골'을 넘어 9위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 7월 29일 '국가대표'가 관객에게 처음 선보였을 때, 여러 동계스포츠 중에서도 비인기 종목인 스키점프 선수들의 실화를 담은 이 영화가 이같은 힘을 발휘할 지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한 주 전 개봉한 한국 최초 재난영화 '해운대'가 극장가를 휩쓰는 중이었고, '국가대표'는 첫 주 그 절반 즈음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 눈물과 웃음이 절묘하게 뒤섞인 스포츠영화의 매력을 관객은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느렸지만 힘은 묵직했다. 설움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모습,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의 감동은 경제 위기 속의 극장가에 희망을 선사했다. 개봉 3주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국가대표'는 이후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 '국가대표'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영화속에 묘사됐던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열악한 상황은 아직도 그대로다.

마땅한 실업팀이 없어 소속팀을 만들러 대학을 이미 졸업한 선수가 다시 대학에 들어가기도 하고, 등록선수사 4명밖에 안 돼 한 사람이 다치면 단체전을 포기하는 영화 속 상황이 그대로 벌어지기도 한다. 꿈나무 3명을 더해도 점프대에 오를 수 있는 선수가 모두 7명뿐이다.

김흥수 코치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선수들이 실업팀으로 들어가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고, 후배도 키워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절실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와중에도 '국가대표'팀의 활약은 이어지기도 했다. 김현기 선수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개최된 '2009 평창 FIS 스키점프대륙컵대회'에 출전, K-125 경기에서 금메달, K-98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영화 '국가대표'도 아직 진행중이다. 김용화 감독이 공들여 다시 편집한 '국가대표 완결판-못다한 이야기'는 호평을 받으며 상영중이다. 재편집을 거쳐 대회를 마친 선수들이 라커룸에 태극기를 걸어두고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 등 일부 장면들이 사라지고, 논두렁 농약살포신 등이 추가된 완결판은 원 상영 버전과 다소 다른 분위기다. 짜임새가 더 돋보이고, 감동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져, 재관람도 계속되고 있다. 영화 안팎에서 '국가대표'의 감동 행진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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