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작가 "'막장'이라며 다들 출연 거절에 상처"(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09.10.07 17:04
'천사의 유혹'에서 주연을 맡은 배수빈 이소연 한상진(왼쪽부터) ⓒ송희진 기자 songhj@

올해 상반기 40%가 넘는 시청률로 안방극장에 홈런을 쳤다. 그것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간대인 오후 7시에. 바로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 작가다.

그녀가 '아내의 유혹' 종영 후 5개월 만에 SBS 새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으로 돌아온다. 더 강한 복수극을 들고 MBC '선덕여왕'에 도전장을 냈다.

7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천사의 유혹' 제작발표회 직후 1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설렘 반 긴장 반인 김순옥 작가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복수 얘기다. '아내의 유혹' 하면서 남자의 복수를 한 번 써보자고 농반진반으로 얘기했었는데….(웃음) 물론 아류작이란 생각 안 들게 제대로 만들 거다."

각오가 대단하다. 왜 안 그렇겠는가. '아내의 유혹'으로 대박을 냈지만, '막장'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물론 '천사의 유혹'은 '아내의 유혹' 시즌2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설정 자체가 굉장히 강하다. 오죽하면 주연을 맡은 이소연이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신이 많다. 키스신과 정사신, 그 이상이다"라고 했을까.

김순옥 작가는 "설정 자체가 강하다고 막장은 아니다"라며 "'아내의 유혹'에서 사람들은 점하나만 찍었을 뿐인데 어떻게 사람을 못 알아보냐며 이 점을 막장 요소로 지적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전신성형과 성대수술을 통해 변신된 주인공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아예 두 명의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천사의 유혹'에서는 한상진과 배수빈, 이 두 명의 배우가 하나의 역할을 소화한다. 설정은 강하지만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막장이란 욕은 먹지 않겠다는 김순옥 작가의 속내가 담겨 있다.

특히 '천사의 유혹'은 김순옥 작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아내의 유혹'으로 성공을 거머쥐었지만 그 이후 찾아오는 끝을 알 수 없는 허탈함을 경험했고, '천사의 유혹' 캐스팅을 하며 상처도 많이 받았다.

"이번에 캐스팅을 하며 상처를 많이 받았다. 배우들이 다들 '선덕여왕'과 맞붙는다는 점과 막장이란 말을 들을까 무섭다며 출연을 고사했다. 설득도 참 많이 했는데 휴~. 그래서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이소연, 배수빈, 한상진씨 등 모든 배우들께 더욱 감사드린다. 지금이야 편성이 오후 9시로 바뀌었지만 다들 '선덕여왕'과 맞붙을 각오를 하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한 분들이다. 내가 꼭 잊지 않겠다고 배우들에게 약속했다.(미소)"

김순옥 작가는 거듭 '천사의 유혹' 출연진들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이소연은 다른 배우가 한 차례 거론됐었음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적잖은 우여곡절 끝에 캐스팅은 완료됐고, 이날 공개된 예고편은 파격적인 영상으로 첫 방송 직후 안방극장에 적잖은 파장을 갖고 올 것임을 예고했다.

김순옥 작가는 "'천사의 유혹'이 '아내의 유혹'과 가장 다른 점은 연속극이 아닌 미니시리즈이기 때문에 굉장히 전개가 빠르고 주제 집중도가 높다는 점"이라며 "더 꽉 찬 얘기가 담겨 있다. 설정이 강하기 때문에 막장이란 얘기는 나올 수 있겠지만 즐겁게 봐주시는 시청자가 계시다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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