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교체' MBC 내부에서도 '갑론을박'

김현록 기자  |  2009.10.13 17:22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MBC '100분 토론' 하차를 두고 방송사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00분 토론' 제작 주최인 MBC 보도본부 내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MBC는 손석희 교수의 하차를 잠정 결정하고 이를 내부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MBC 관계자는 "경영진 측에서 손석희 교수의 하차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선 제작진 측에서나 손 교수 측에서나 하차를 공식화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말까지 말미를 둔다는 입장이나 내부에선 거의 결정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BC 측은 가을 개편과 관련해 고액의 출연료를 이유로 손 교수의 하차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는 이미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다. '100분 토론'이 보도제작국 프로그램이지만 기자들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아 보도국 차원의 대응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도국과 노조 등을 중심으로 내부적으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뢰도 1위의 언론인을 회당 출연료 200만원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하차시킨다는 것이 '경쟁력 제고'라는 개편의 취지와는 동떨어졌다는 의견이다.

한 MBC 관계자는 "현재 손석희 하차를 두고 여론의 동향만을 봐도 실익이 분명하다. 시청자 사이에서도 '손석희 없는 100분 토론을 누가 보겠냐'는 말이 먼저 터져 나온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신경민 앵커의 '뉴스데스크' 하차 때도 경쟁력 제고가 이유였다"며 "과연 지금 MBC 뉴스의 경쟁력이 높아졌는지 의문이다"고 씁쓸해했다.

한 보도국 관계자는 "현재로선 손석희 하차가 확정이 아닌 만큼 이 같은 여론의 부담을 안고 하차를 강행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MBC 아나운서국장 출신인 손석희 교수는 정운영 경기대 교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2002년부터 '100분 토론'을 진행해 왔다. 2006년 MBC 퇴직 후에도 '100분 토론'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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