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의 노사 갈등이 첨예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매니지먼트 사상 처음으로 노조가 결성된 데 이어 파업을 비롯한 단체행동 움직임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
싸이더스HQ는 지난 2000년 설립된 IHQ의 매니지먼트 브랜드로 IHQ보다 싸이더스HQ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지현 조인성 한예슬 등 90여 연예인이 소속돼 있으며 드라마 제작과 영화사까지 포함된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사다. SKT가 지난 2006년 IHQ 지분 인수시 4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 37%의 지분을 확보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통사가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싸이더스HQ에서 노조가 결성된 것은 지난 7월말. 당시 싸이더스HQ 소속 매니저들은 SKT가 연초부터 당초 구상했던 사업들을 포기하려 하고 발을 빼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위기가 고조됐다. 특히 싸이더스HQ가 제작하려 했던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SKT 출신 경영인과 내부 인력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다른 외주제작사로 넘어가게 되자 위기감이 크게 고조, 노조를 결성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30여 직원 중 매니저를 포함해 70여명이 가입돼 있다.
싸이더스HQ에서 국내 최초로 노조가 결성되자 연예계 안팎에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4대 보험 가입조차 못하는 영세한 매니지먼트사들에겐 싸이더스HQ 노조의 행보는 향후 매니지먼트 사업의 중요한 잣대 중 하나로 비췄기 때문이다. 또 민주노총 상급노조들도 매니지먼트사에서 노조를 결성한 데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일부 정치인들도 싸이더스HQ 노조에 설립 배경에 문의를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싸이더스HQ노조는 그동안 외부에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는 것은 자제한 채 사측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랬던 싸이더스HQ노조가 갑작스럽게 행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12일 IHQ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인 SKT가 일부 지분 매각 가능성을 포함해 전략적 제휴자를 물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
싸이더스HQ 노조는 20일 서울 삼성동 자사 건물에 'SKT의 무분별한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 예정이다. 이원준 노조위원장은 "매니저 막내들은 최저임금도 안되는 월 80여만원을 받으면서도 꿈을 갖고 생활했다"면서 "매니저들이 박봉에도 자신들이 빚을 내면서까지 일을 했던 것은 SKT가 참여하면서 제시했던 큰 그림에 비전을 느꼈기 때문이다. SKT의 지분 매각은 그런 구성원들의 피와 눈물을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싸이더스HQ 소속 매니저들은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업계 최하위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진행비도 최근 경제 위기로 대폭 삭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원준 위원장은 "SKT가 대화를 시도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지분매각을 시도하려 할 경우 파업을 비롯한 강경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싸이더스HQ가 파업을 실시할 경우 국내에서 처음으로 매니지먼트사가 파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전지현 한예슬 등 소속 연기자들은 매니저 없이 택시를 타고 일정을 소화할 지경에 놓이게 된다.
과연 싸이더스HQ 노사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분명한 것은 이통사의 전략에 연예사업이 출렁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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