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특히 가수들이 군대 가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공백기가 인기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배우들은 좋은 작품을 만나 복귀하면 되지만, 가수는 공백기를 딛고 히트곡을 내지 못하면 한물갔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 남자 역시 오랜 공백이 부담이었다. 지난 2월 현역 복무를 마친 김태우, 한때 god로 '국민가수'라 불렸지만 3년여의 공백은 그를 '한때 잘 나가던 가수'라 기억케 했다.
'다시 재기할 수 있겠냐'는 듯한 눈빛으로 김태우를 바라보는 사람도 자연스레 하나둘 늘어갔다. 3년 만에 돌아온 가요계 현실은 참으로 냉혹했다.
그리고 2월25일 전역 후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김태우가 앨범 'T-Virus'의 타이틀곡 '사랑비'로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과 KBS 2TV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1위를 차지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 몰랐다. 사실 가수들이 군대 다녀오면 내가 벌써 잊혀 졌나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복귀도 쉽지 않은데 1위라는 영광스런 타이틀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미소)"
그는 진심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인기가요' 후 전화통화를 한 김태우의 어머니는 농반진반으로 '여보세요' 대신 '1등 가수 엄마다'라며 전화를 받으셨단다. 아들의 1등이 얼마나 자랑스러웠으면 그러셨을까. 김태우도 새삼 자신의 성공이 흐뭇해졌다. 어머니께 기쁨을 드렸다는 생각에.
"한때 왕성하게 활동했던 가수들이 제대 후 실패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큰 부담을 받았다. 군 생활하며 정말 바닥까지 내려갔다. 그 당시 느낀 음악에 대한 절심함이 지금의 행복을 가져다 줬다.
김태우는 군 생활을 통해 '나'가 아닌 '타인'의 소중함을 배웠다. 그러다보니 적잖은 고민도 생겼다. 애정을 갖고 자신의 일을 도와준 지인들 덕에 데뷔 후 지금껏 쓰라린 패배를 맛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98년 데뷔한 김태우는 god로 국민가수가 됐고 이후 성공가도만 달렸다. 물론 그는 입대 전 냈던 마지막 음반의 성과가 그리 좋지 않았다고 자평했지만, 10여 년 김태우의 연예 활동 성적은 '수'에 가깝다.
"서른 가까이 살아오면서 별로 실패가 없었다. 그래서 두렵기도 하다. 언젠가 실패가 찾아왔을 때 내가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처럼만, 나를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노력하며 음악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한다."
하지만 그는 무턱대고 열정만 갖고 가요계 도전하는 이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했다.
"이제는 열정만 갖고 음악으로 성공하던 시대가 아니다. 음악과 함께 마케팅, 홍보, 이미지 메이킹 등 모든 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 물론 가장 먼저 음악에 대한 탄탄한 실력을 전제돼야겠지만."
그는 지금의 성공이 운 혹은 음악만으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자신을 위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방송사를 뛰며 열심히 홍보하는 매니저 등 스태프들 덕이라고 했다.
"음악으로 정면승부를 했고 1등을 했다. 정면승부가 통했다는 게 기쁘고,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줬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앞으로 더 자신감 갖고 음악 할 힘을 얻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