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역시 코미디?
22일 개봉한 장진 감독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28일 100만 관객을 넘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27일까지 97만명을 동원, 하루 7만명 이상 극장을 찾기 때문에 이날 100만 동원이 확실하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주차에도 예매율 1위에 올라 흥행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세라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와 아울러 장진 감독 영화 중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진 감독의 최고 흥행작은 '박수칠 때 떠나라'의 248만명이다.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이 같은 흥행은 여름 성수기가 지난 뒤 관객이 급감한 극장가에 모처럼 찾아온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극장가는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쌍끌이 흥행을 한 이래 추석 시즌까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비수기인 10월 극장가에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흥행몰이를 하면서 11월에 쏟아지는 한국영화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흥행은 불황에는 코미디라는 속설을 잇는 것과 동시에 한국형 코미디 장르가 업그레이드된 증거로 볼 수 있다.
올해 한국영화는 '과속스캔들'(800만명)과 '7급 공무원'(400만명), '거북이 달린다'(305만명) 등 유달리 코미디영화가 사랑을 받았다. 1000만명을 동원한 '해운대'와 850만명을 넘어선 '국가대표'도 코믹한 요소가 강했다.
코미디 장르가 주춤한 사이 스릴러 영화가 약진했다. 스릴러 장르는 청소년관람불가의 약점을 딛고 '추격자'의 대성공 이후 제작이 크게 늘었다. 관객 선호도 역시 올랐다. '아저씨' '의형제' '황해' '파괴된 사나이' 등 최근 제작되는 영화들 상당수가 스릴러인 것도 이 장르에 대한 선호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올해 흥행에 성공한 장르는 코미디라는 점은 무척 이채롭다. 경기가 어려우면 코미디와 함께 피와 섹스가 등장하는 장르가 성공한다는 속설을 돌이켜봐도 흥미롭다.
실제 미국에서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등 미국 중산층 가치를 높이는 코미디 장르와 느와르, 뱀파이어 장르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IMF 시절 관객의 눈시울을 자극하는 신파 장르와 코미디가 인기를 끌었다.
올해 코미디 장르의 부활은 경제 위기를 맞아 갑갑한 현실을 극장에서나마 웃음으로 잊어보자는 관객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영화들의 질적인 변화는 관객의 높아진 취향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과속스캔들'은 미혼모 문제를 가족 코미디로 이끌었으며, '7급 공무원'은 첩보물을 코미디로 차용했다. '해운대'와 '국가대표'는 멜로와 스포츠영화를 코미디로 잘 풀어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역시 장진식 코미디로 불리는 재치 있는 상황 코미디에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물론 현재 만들어진 코미디가 웃음을 유발하다가 감동으로 마무리하는 전형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방식의 추종은 또 다른 식상함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한국형 코미디의 부활은 계속될 것 같다. 관객이 여전히 웃음에 목말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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