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고현정, 앉아서 최후

김현록 기자  |  2009.11.11 08:10
미실은 최후까지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선덕여왕' 50회에서는 1회부터 드라마를 이끌어 온 악녀 미실(고현정 분)의 최후가 그려졌다.

대야성으로 물러나 진지를 구축한 미실은 극중 함께 신라를 통치하자는 덕만(이요원 분)의 제안을 물리친다. 그러나 백제가 침공한다는 소식에 지원군까지 물리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싸울 수 있는 날엔 싸우면 되고 싸울 수 없는 날엔 지키면 되고 지킬 수 없는 날엔 후퇴하면 되고 후퇴할 수 없는 날엔 항복하면 되고 항복할 수 없는 날엔 죽으면 그만이네. 오늘이 그 날입니다."

나지막히 옛 노래를 부른 미실은 충복 설원(전노민 분)에게 '나를 따른 자들을 모두 살리셔서 잘 이끌어주세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마지막을 준비한다. 그리고 이미 독약을 삼킨 채 꼿꼿하게 앉아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한다.

아들 비담(김남길 분)을 자신의 거처로 불러들인 미실은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덕만을 사랑한다면 그리 해야 하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독약이 몸에 퍼지는 가운데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조용히 죽음을 맞는다.

마지막 미실의 모습을 지켜 본 덕만은 "미실 당신이 없었다면 난 아무것도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미실은 미실의 시대 안녕히"라고 한 줄기 눈물을 흘리며 작별을 고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미실의 죽음은 의자를 잡고 있던 손이 조용히 아래로 떨어지는 것으로 묘사됐다. 미모도 여전했다. 떠나는 미실에게 '아름다운 죽음'을 선사한 셈이다. 시청자들은 떠나는 미실에게 아쉬움을 표하며 "죽는 순간까지 여전한 카리스마"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선덕여왕'은 1회부터 극을 이끌어 온 미실 고현정이 하차함에 따라 새 전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는 여왕 즉위를 목전에 둔 덕만의 성장, 미실의 아들로서 자신의 위치를 자각한 비담(김남길 분)의 변화 등이 그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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