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지드래곤, 좋은 아이돌 모델… 다음 기대돼"

이수현 기자  |  2009.11.11 11:00
가수 싸이 ⓒ사진=유동일 기자 eddie@
가수 싸이가 후배 가수 지드래곤을 칭찬했다.

싸이는 지난 10일 서울 합정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장훈과 합동 공연 '완타치'를 앞둔 소감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전반적인 가요계를 보는 자신의 입장 등을 밝혔다.

싸이는 최근 가요계에 대해 "예전에는 아이돌 음악에 2~30대가 열광하지는 않았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며 "대학 축제 공연에도 아이돌 가수들이 많이 나오더라"며 놀라워했다.

싸이는 "요즘 아이돌은 잘 만든 음악을 갖고 나올 뿐만 아니라 말이 신인이지 이미 실력들을 갖추고 있다"며 "다들 열심히 하고 잘 하더라"며 최근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가수를 평가했다.

싸이는 '눈에 띄는 후배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지드래곤을 안다"고 대답했다.

싸이는 "빅뱅은 자신의 소리에 참여하는 아이돌"이라며 "그냥 아이돌이기만 했던 친구와 자신의 소리에 주체적으로 참여했던 친구는 10년 뒤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싸이는 "그런 측면에서 권지용(지드래곤의 본명)이란 아이는 좋은 아이돌의 모델"이라며 "그 친구의 다음이 기대 된다"고 덧붙였다.

싸이는 지드래곤이 최근 표절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데 대해 "잘 극복을 했고 이후 성장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한다"며 "일련의 홍역들을 잘 겪어내면서 많은 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싸이는 변화가 빨라진 한국 가요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싸이는 "저는 진짜 안 변한 것 같다"며 "우리나라 가수들, 혹은 작곡가들이 변화에 대한 강박이 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건 본인의 생각일 뿐 굳이 변해야할 이유는 사실 없다"며 "제가 '새'를 몇만 번 부른 것 같지만 아직 지겹지 않다. 제가 부산에서 1년 전 '새' 무대를 선보였는데 올해 부산에서 '새'를 부르면 관객들이 지겹겠느냐"고 반문했다.

싸이는 "가요계에는 다양한 색깔이 필요하다"며 "제 역할이 필요할 때 사람들이 저를 찾아오려면 저는 제 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더불어 싸이는 점차 활동 가수의 연령층이 어려지는 가요계를 보는 시선도 털어놨다.

싸이는 "한국에서는 나이에 대한 고정 관념이 있어서 '나이 들어 무슨 짓이냐'는 말을 하곤 한다"며 "저희 같은 직업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족쇄"라며 안타까워했다.

싸이는 "저희는 본인이 콘텐츠이자 문화이기 때문에 나이 같은 것에 구애를 받으면 안 된다"며 "백발이 성성해도 '새'를 부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싸이는 "우리나라에서는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가수들이 아름답게 늙기엔 척박한 환경"이라며 "저에게 '저 나이에 무슨 짓이냐'고 물으면 전 '제 직업이 이건데 뭘 해야 하느냐'고 되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영원한 오빠'라는 별명을 가진 선배 가수 조용필을 예로 든 싸이는 "가수는 영원히 '오빠'여야 한다"며 "세월을 고스란히 전할 수 없는 구도다.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야 할지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싸이는 "한 가지를 오래 했다는 사실에 대한 프리미엄을 사회에서 줘야하는데 그게 없다"며 "이승철, 이승환, 김장훈 등 20년 넘게 무대에 선 분들이 공연을 한다고 하면 그냥 매진이 되어야 맞는 것 같은데 표를 팔기 위해서는 여전히 방송을 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그러나 싸이는 "나이 들어 턱시도 입고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에서 '새'를 부르는 게 꿈"이라며 "그게 멋지게 받아들여지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편 싸이는 김장훈과 함께 오는 20일부터 '완타치 전국투워'에 돌입한다. 대구를 시작으로 안양, 창원, 서울, 광주, 부산, 인천 등 7개 도시를 내년 1월 30일까지 순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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