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MBC '선덕여왕'에서 하차한 미실 역을 고현정이 아닌 다른 배우가 했다면?
빼어난 미모와 지략으로 권력을 장악하지만 골품제와 여자라는 벽 앞에서 무너져 더 독을 품을 수밖에 없었던 미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친아들을 버리고 사람을 살해하는 그녀지만 신라를 생각하는 마음 앞에선 눈물을 터트리는 미실은 2009년 단연 매력 있는 캐릭터로 꼽힌다.
'선덕여왕'의 박홍균 PD는 "미실이란 캐릭터는 고현정이 90% 이상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따라가서 그 배우가 잘할 수 있도록 받쳐줬던 것일 뿐"이라며 "고현정은 좋은 배우이면서도 영리한 배우인 것 같다"며 극찬했다.
10일 MBC 게시판에는 미실의 하차와 관련된 글들로 넘쳐난다. 시청자들은 "미실이 죽어서 이제 어쩌나", "미실 때문에 '선덕여왕'을 봤는데", "환생한 미실을 등장시켜도 좋을 듯" 등등 미실 캐릭터가 하차하는데 대한 아쉬움과 앞으로의 드라마 전개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이 같은 미실의 활약에 힘입어 '선덕여왕'도 인기를 끈 것이 사실. 덕만(이요원 분)과 유신(엄태웅 분)등 주요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기 전부터 '선덕여왕'의 인기를 견인했던 미실은 이들이 대업을 이루는 데 사사건건 방해가 되는 인물로 갈등 관계를 보이며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왔다. 물론 이 안에는 고현정의 뛰어난 연기력이 있었던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배우가 캐릭터를 앵무새처럼 연기하는 것에서 창조자가 되는 시대가 개막했다. 지난해 MBC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실력은 뛰어나지만 괴팍하고 이기적인 지휘자, 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서투른 세계적인 지휘자 강마에를 연기한 김명민이 그 예다.
MBC 상반기 히트작 '내조의 여왕'도 마찬가지다. 김남주가 아니었다면 그토록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KBS2TV '꽃보다 남자'의 활약으로 MBC가 뒤쳐지고 있을 때 월화 드라마 흐름을 바꿔놓은 작품이 바로 '내조의 여왕'이었다. 김남주는 8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지만 이름값을 톡톡히 한 것이다.
그는 '내조의 여왕'에 캐스팅된 후 철저한 캐릭터 연기에 들어갔다. 제작진은 뽀글파마에 월남치마 입은 '망가진' 아줌마 모습을 원했지만 김남주는 없는 형편에도 알뜰하게 살림하고 센스있는 패션 감각을 지는 천지애를 창조했다. 이는 대중들에게 호감으로 어필했고 인기로 이어졌다. 천지애 머리스타일, 천지애 스카프, 천지애 식 코믹 어투 등 신드롬을 만들었을 정도.
SBS '스타일'은 처음부터 박기자 캐스팅의 1순위를 김혜수로 꼽을 정도로 배우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김혜수는 매 회 등장하는 화려한 의상 스타일부터 도도한 말투, 특히 '엣지있게'란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자신감 넘치는 파워우먼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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