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故김현식 생각에 방송녹화 중 눈물

김지연 기자  |  2009.11.11 08:39


가수 김장훈이 고(故)김현식 생각에 음악 방송 녹화 중 눈물을 쏟아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김장훈은 11일 오전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노래 중단, 가수된 후로 처음이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방송 중 노래를 중단한 사연을 공개했다.

김장훈은 "어제 KBS 1TV '콘서트 7080' 녹화를 했는데 참 황당했다"며 "생애 처음 방송에서 노래하다 울었다. 그래서 이 밤, 아니 이 아침에 잠 못 들어 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요즘 스산한 날씨와 클럽공연의 원초적인 느낌 탓에 워낙 눈물샘이 젖어 있어서 녹화 전에 좀 걱정을 했다"며 "11월이라 '김현식특집'을 준비하긴 했는데 '설마 내가 방송에서 울진 않겠지?' '눈물은 공연장만의 전유물이니까'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방송에서 노래하다 우는 거 되게 싫어한다"고 털어놨다.

김장훈은 "현식이형 얘기 하면서부터 목이 조금씩 메어오더니 첫 곡 '추억 만들기'에서부터 그만(눈물이 났다)"며 "가수 생활하면서 객석 녹화 끊은 게 처음이다. 더 이어가다가는 그 다음 노래는 아무 것도 못할 듯해 할 수 없이 중단하고 마음 다잡고 다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연 오시는 분들한테는 죄송하다. 눈물만큼은 공연장의 특권으로 남겨뒀어야 하는 건데. 마치 바람을 피운 것 같은 미안함이 든다. 이번만 봐 달라"고 덧붙였다.

김장훈은 "어제 '7080'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제일 많이 본 듯하다"며 "제 노래를 듣고 관객이 우시는 모습이다. 관객들이 어린 아이처럼 웃는 모습도 참 아름다운데 우는 모습이 조금 더 뿌듯하다. 눈물은 민망하지만 가슴 깊은 곳의 무언가가 녹아내리는 듯한 개운한 여운이 있다"고 밝혔다.

김장훈은 "그래서 공연장에서 제 노래 듣다가 우는 분들을 보면 '저분도 나처럼 민망하겠으나, 정화라는 힘을 얻으시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매우 뿌듯해진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연장에서만큼은 사람들을 울리는 게 제일 좋다. 어제 '7080' 녹화가 많이 당황스럽긴 했으나 많은 분들의 아름다운 눈물을 본 공연인지라 창피하기도 하나 좋은 무대의 기억으로 남기겠다"며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저, 아무데서나 눈물 보이는 그런 사람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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