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자'도 퐁당퐁당… 제작자 삭발투쟁 결정①

전형화 기자  |  2009.11.11 11:40
영화 '하늘과 바다'가 '퐁당퐁당'(교차상영을 뜻하는 영화계 은어)에 대한 항의 표시로 극장에서 프린트를 회수한 데 이어 '집행자' 역시 퐁당퐁당의 폐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행자' 제작사 활동사진의 조선묵 대표는 11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좌석점유율이 이렇게 높은데 퐁당퐁당을 당하게 됐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지난 5일 247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집행자'는 첫 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를 만큼 선전했다.

사형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졌음에도 객석점유율이 높아 롱런 가능성도 점쳐졌다. '집행자'는 12억5000만원으로 제작,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의 3분의 1 수준으로 만들어졌지만 조재현과 윤계상의 호연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주차부터 조조와 심야 상영으로 극장에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2012'와 코미디영화 '청담보살' 등 기대작들이 개봉되자 '집행자' 스크린수를 줄이는 한편 교차상영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선묵 대표는 "퐁당퐁당으로 내몰리면 관객이 찾아보려고 해도 좀처럼 볼 수가 없다"면서 "영화가 블록버스터만 있냐"고 한탄스러워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군소영화제작사가 퐁당퐁당 피해를 봐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조만간 영진위와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12일 삭발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문화부 또는 공정위 앞에서 퐁당퐁당에 대한 항의차원에서 삭발시위를 할 것"이라며 "한국영화계를 위해서라도 정당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화계에서는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퐁당퐁당에 내몰리면 살아날 수가 없다는 게 정설일 정도로 교차상영에 대한 피해는 심각하다. '퐁당퐁당'은 스크린독과점과 아울러 한국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제작된 영화들이 관객과 채 만나기도 전에 기회를 발탁당하기 때문이다.

극장 비수기인 10월과 11월, 그동안 개봉을 못했던 영화들이 앞 다퉈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블록버스터가 적은 시기에 개봉하면 '퐁당퐁당'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

하지만 '하늘과 바다'가 개봉 첫날부터 퐁당퐁당 피해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집행자' 역시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등 비수기에도 '퐁당퐁당'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관객의 선택권을 위해서라도 퐁당퐁당은 사라져야한다. 물론 극장에서는 관객이 몰리는 영화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집행자'처럼 관객이 드는 영화도 퐁당퐁당에 내몰리면 변명의 여지가 사라진다. 또 극장산업은 문화산업인 만큼 공적인 역할도 해야 한다. 작은 영화에 기회를 줘야 하는 이유다.

베스트클릭

  1. 1방탄소년단 지민, 글로벌 인기 투표 주간랭킹 172주 1위..'인기 제왕'
  2. 2'그알 편파 피해' 피프티 피프티, 결국 '인기가요' 보이콧
  3. 3'와' 마침내 오타니 또 신기록 해냈다! 폭풍같은 57도루 성공, '동경하는 日 레전드' 이치로 넘어섰다
  4. 4"SON 재계약? 최종 결정권자 따로 있다" 포스텍 감독, 말 아낀 이유... '짠돌이' 레비 "손흥민 얼마에 팔까" 잔머리만
  5. 5'충격' 토트넘, 손흥민에게 이토록 무례할 수가! 전설급 대우는 어디에... 단순 1년 재계약 고려 중
  6. 6이강인 안티 프랑스 언론도 '3호골' 극찬 보냈다 "다음 아스널전도 옵션"... PSG 사령탑 대만족
  7. 7'또 넘겼다!' 오타니, 마침내 '55홈런-55도루' 대기록 달성까지 '-1'... 57호 도루+4안타 맹활약! 이치로 넘어 신기록 (종합)
  8. 8'미쳤다' 이강인 또 '역대급 능력' 찾았다! 확실한 주전각, 평점 무려 9.04 '사실상 만점'... 가짜 9번→3호골 '쾅'
  9. 9'설마 황희찬도' 울버햄튼 바이러스 확인! "이미 감염된 선수도 있어" 감독 절망... 하필 다음 상대는 리버풀
  10. 10'5위 경쟁 끝까지 간다' SSG, 30일 승리시 KT와 타이브레이커... 레이예스 역대 2번째 200안타 대업 (종합)

핫이슈

더보기

기획/연재

더보기

스타뉴스 단독

더보기

포토 슬라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