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비가 힘써서 '닌자' 아역출연? 아닙니다"(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9.11.17 08:36
'닌자 어쌔신'에 비의 아역으로 출연한 엠블랙 이준 ⓒ임성균 기자 tjdrbs23@

이마를 덮은 갈색머리, 싱긋 웃는 미소의 청년을 보고 한 눈에 '닌자 어쌔신'의 어린 라이조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룹 엠블랙의 멤버 이준(본명 이창선, 21)이다.

최근 비가 키운 아이돌이란 타이틀 아래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멤버로 데뷔한 그는, 그보다 먼저 혹독한 배우 신고식을 치렀다. 비의 첫 할리우드 주연작인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그는 비의 아역을 맡았다. 혹독했던 오디션, 할리우드 감독보다 더 까다로웠던 스승 비의 테스트, 죽을 힘을 다했던 촬영, 그리고 길었던 기다림을 지나 이제 '닌자 어쌔신'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비의 아역이라는 타이틀이 가져다 준 부담 때문에 죽기살기로 구르고 버티며 촬영을 마쳤다는 이준. 인터뷰 내내 그의 기준은 늘 비, 정지훈이었다. "지훈이 형(비)이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내가 결코 쉬거나 게으름을 부릴 수는 없었다"는 그의 고백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만만찮은 데뷔작에서 이준의 존재는 꽤 돋보인다. 그는 "그때는 내가 아니었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며 드디어 세상에 나올 첫 영화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개봉이 코앞이다. 영화는 봤나.

▶떨린다. 1년 반을 기다렸는데 이제 코앞이다. 진짜 감회가 새롭다. 영화를 볼 땐 오프닝 음악이 나오는데 너무 초조했다. 어떻게 할 지 모르겠고,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다. 난 센 사람도 아니고, 싸움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사람인데 영화에선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더라. 내가 봐도 내가 아닌 것 같았다. 그 맛에 연기를 하나보다.

'닌자 어쌔신'에 비의 아역으로 출연한 엠블랙 이준 ⓒ임성균 기자 tjdrbs23@

-어떻게 영화에 출연했나. 데뷔도 하기 전이었는데.

▶내가 엠블랙이란 그룹을 하게 될 거라는 건 알았지만 데뷔 시기도 안 정해졌던 때였다. 연습생으로 들어가자마자 '닌자 어쌔신'의 아역 오디션이 세계적으로 있었다더라. 동양인이라야 하니 아시아가 대상이었을 텐데, 오디션을 볼 기회를 얻었다. 저는 닮았다고 생각 안했는데, 감독님이 살짝 웃을 때 입꼬리가 비슷하다고, 눈을 가리니까 너무 똑같다고 좋아하셨다. 오디션을 위해서 웃는 사진만 골라 보냈다.(웃음)

-비가 키운 아이돌 멤버가 비의 아역을 해서, 소속사가 힘썼다는 오해도 듣겠다.

▶저도 옛날부터 신경이 쓰였다. 사람들이 다 그렇게 볼까봐. 분명한 건 제가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에 있었으니까 오디션을 볼 수 있었다는 거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준을 알릴 수 없었을 거고, 기회도 없었을 거다. 하지만 그 다음은 다르다. 지훈이 형조차도 제가 있는 앞에서 제작진에게 그랬다. 조금이라도 맘에 안들면 빼라고. 베를린 현지에서 1주일간 오디션을 봤다. 일본 배우도, 중국 배우도 오디션을 봤다. 아시아계는 다 봤다. 죽어라 연습해서 역을 따낸 거다.

-비가 검사도 했나?

▶물론이다. 처음 오디션 보러 베를린 도착한 게 밤 11시쯤이었을텐데, 공항에 내리자마자 지훈이형이 오라고 해서 짐도 못 풀고 숙소로 갔다. 6시간 동안 연기며 발음 연습한 걸 보여드리고 다시 연습해서 또 보여드리고 그랬다. 비 선배 앞에서 연기하는 게 진짜 오디션보다 더 힘들었다.

'닌자 어쌔신'에 비의 아역으로 출연한 엠블랙 이준 ⓒ임성균 기자 tjdrbs23@

-비중이 큰데다 비의 아역이라니, 기쁨만큼 부담도 컸겠다.

▶오디션을 보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을 정도다. 처음엔 마냥 신기하고 좋았는데 슬슬 걱정이 됐다. 제 영어 실력이며 연기 실력을 뻔히 아는 식구들은 '경사났다'가 아니라 '걱정된다'는 분위기였다.

지훈이형은 연기를 한 적도 별로 없는 내가 그런 작품에 출연하는 거라며, 그래서 더 잘 해야 된다고 늘 강조했다. 당시엔 이준이 아니라 라이조로 살았다. 길도 닌자처럼 다녔다. 촬영 첫 신이 대나무 상자에 갇혀서 물을 받아먹는 장면이었는데, '이거 아니면 난 죽는다'는 생각으로 했다. 이후에 현지에서 출연 분량이 늘어났다.

-스스로에게 혹독하기로 이름난 비가 아닌가. 그 아래에서 발탁됐으니 더욱 혹독하게 배웠겠다.

▶심하시다.(웃음) 굳이 지훈이 형이 안 그러셔도 얼마나 부담감이 큰지 모른다. 지훈이 형이 있으면 몸이 경직될 정도다. 우리 뒤에 비라는 이름이 늘 붙어 있지 않나. 죽기살기로 한다. 그렇게 안 할 수가 없다.

사실 현지에서 출연 분량이 늘어난 뒤 그걸 소화하기가 제일 힘들었다. 제 분량만큼은 연습을 하고 갔는데, 분량이 몇배 늘어난 걸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지훈이 형도 매일 얼마나 혹독하게 준비하고 있는지 아는데 봐달라고 매달릴 수가 없었다. 고민이 많았지만 마냥 연습했다.

-결과물은 만족스럽나?

▶노력한 것보다 더 잘 나온 것 같다.(웃음)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도 모르고 열심히만 한 게 더 나았던 것 같다. 고통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숨이 턱 막히도록 막대기로 제 배를 찌르며 연습하곤 했다. 촬영 땐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상대 배우에게 '제발 진짜처럼 때려달라'고 사정하고 찍었다. 그걸 보고 감독님이 칭찬을 하셨다. '비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면서.

-부상은 없었나?

▶촬영하다 묵직한 목검에 코를 맞았다. 사방에 횃불을 켜 놓고 액션을 하는 신이었는데, 맞고 나서 그대로 쓰러졌다. 엄살많은 내가 평소같으면 데굴데굴 굴렀겠지만 엑스트라가 수십명이 있었고, 스태프도 가득했다. 업혀서 대기실에 가면서도 나 괜찮다고, 그냥 찍자고 그랬다. 지훈이 형이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내가 엄살부리고 쉴 수가 없었다. 촬영장에 다시 서긴 했는데 결국 찍지는 못했다. 응급실 갔다. 사람의 의지로 안 되는 일이 있더라.(웃음) 뼈가 아물면서 코 중간이 조금 올라왔다. 지금이 남자다워 보여서 더 마음에 든다. 잘 맞은 것 같다.(웃음)

-앞으로도 연기 계획이 있나?

▶욕심이 있다. 이걸 기회로 삼아서 계속 활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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