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김형석, 가요계에 쓴소리 "자극만 난무"

김지연 기자  |  2009.11.27 17:31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을 만든 유명 작곡가 김형석이 낭만과 사색은 사라진 채 자극적이고 소비적으로만 흘러가는 현 음악계에 대한 씁쓸함을 토로했다.

김형석은 27일 오전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 다이어리 공간에 '진짜 음악을 듣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음악의 가치가 점점 희석돼 가는 요즘 세태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김형석은 "사람들의 입맛은 참 가지각색이지만 걸쭉하고 자극적인 조미료가 풍부한 음식을 먹다보면 몸에 좋은 생식 같은 음식은 먹고 싶지 않기 마련"이라며 "건강이 안 좋아졌을 때 비로소 웰빙 음식을 찾게 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정신건강은 어떤가. 우리는 24시간 내내 정신건강에 가장 (큰)영향을 미치는 음악을 우리 의지와 별 상관없이 각종 미디어나 컴퓨터를 통해 접한다"며 "마치 무차별 공격을 쏟아내는 '쓰나미'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음악들 대개가 콘셉트가 비슷한 중얼거림이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들려오는 음악들은 더 이상 낭만과 사색을 노래하지 않는다. 설정과 마케팅 그리고 자극만 난무한다. 마치 약육강식 같다"며 "싸구려 액세서리를 소비하듯 음악을 마구 저장하고 방치, 삭제버튼을 눌러 가볍게 사살해 버린다"고 현 가요계 실정을 꼬집었다.

이어 "음악의 가치가 점점 희석돼 가고 마케팅과 퍼포먼스라는 형태의 현란함이 떡하니 자리를 차지한다. 물론 이는 미디어나 인터넷 발달로 생기는 정보의 홍수 속에 생기는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자극적으로만 흘러가는 음악이 미래 가요시장 발전에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김형석은 "자극적인 음식을 맛보면 더한 자극을 원한다. 몸이야 망가지면 다시 식단을 조절해 회복하면 되지만 이건 정신적인 문제기 때문에 자신의 감성이 망가지는 것을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사람들은 관심도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음악가로 살아간다는 것, 사실 음악가는 혁명가가 아니다. 마음 약한 초식동물 같은 존재일 뿐"이라며 "남들과는 다르게 음악이라는 소리로 소통하고자 하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감성은 구조물이 아니기에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 햇빛에 투영되는 먼지처럼 보이다가도 보이지 않는다. 그게 감성이고 안타깝게 음악을 한다는 것은 그 감성을 소재로 소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석은 또 "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 앞에 초식동물이 열 받는다고 육식동물이 될 수 없듯 그저 갖고 있는 미약한 재주로 감성을 찾아 헤매는 진짜 음악인들에게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진실한 언어인 음악을 통하여 (대중들이)치유 받았으면 한다"고 간곡한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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