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헌터스' 폐기"vs'일밤' "보고 말하라"

김겨울 기자  |  2009.11.30 14:51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이하 '일밤')의 새 코너 '헌터스'가 방송 전부터 동물보호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폐지 요구를 당하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양측에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헌터스'의 향후 존폐 여부에 대해 관심을 모아진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30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생명과 생태계에 대한 경악스러운 무지와 오만을 드러낸 MBC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멧돼지 사냥놀이, '헌터스'제작을 중단하고, 방송계획을 즉각 폐기하라"고 주장하며 프로그램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생태적이고 인도적인 멧돼지 개체 수 조절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배제된 상황에서 아이들과 가족이 볼 수 있는 주말 오락프로그램에서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의 생명관이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대해 '일밤'의 제작진은 "이름 때문에 비롯된 오해"라며 "'헌터스'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며 인간이 얼마나 생태파괴를 하는지 경각심을 주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즉각 해명에 나섰다.

또 제작진은 30일 예정됐던 촬영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방송을 보고 결정하라"고 방송 제작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또 한 기획 취지와 제작방식에 대해 시민단체들에게 충분한 입장 전달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라의 임순례 대표는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김 PD는 전화를 통해 이견이 해소됐다고 하지만 저희의 기본 생각은 오락 프로그램에서 멧돼지 개체 수 조절을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크다"면서 "멧돼지 살상에 대해서 MBC 측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볍게 경시하는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반박하며 폐기 입장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밤'의 한 제작진은 "환경 단체에서 언급하는 멧돼지에 대한 살생은 전혀 없다.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멧돼지를 포획해 119에게 전달하려는 것뿐이다"고 밝혔다.

이어 "포획된 멧돼지를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는 정부와 환경 단체가 조율해야 하는 문제"라고 언급, 프로그램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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