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상영 논란 '집행자', 결국 아쉬운 종영

김현록 기자  |  2009.12.01 09:24


교차상영으로 논란이 일었던 영화 '집행자'가 결국 극장에서 막을 내린다.

'집행자' 제작자인 영화사 활동사진의 조선묵 대표는 1일 영화 종영을 앞두고 보낸 서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진한 아쉬움을 토해냈다.

조선묵 대표는 글을 통해 "지난 수년간 좋은 영화를 만들자는 열정이 함께 하여 '집행자'를 만들었다. 시사회를 찾아 주셨던 많은 분들께서 칭찬과 성원의 말씀 또한 남겨주셨다. 그 설렘의 과정이 하나 하나 모여 마침내 지난 11월 5일 개봉을 했다. 그리고 개봉주에만 20만의 관객이 저희 '집행자'를 관람하여 주시는 과분한 사랑을 받게 되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그러나 아시다시피 할리우드 대작 공세에 밀려 관객과 만날 기회를 원천봉쇄 당하는 좌절 또한 저희의 몫으로 남게 된다"며 "무엇보다 영화 '집행자'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셨던 모든 분들께 보답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 그지없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제 '집행자'는 종영을 준비한다"며 "부디 영화 '집행자'가 남긴 이야기들이 단발성 화제가 아니라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 그리하여 한국에서 영화를 만드는 모든 이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관객이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정당한 기회가 확보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며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부족함을 배우고 익혀, 다음에 더 좋은 작품으로 꼭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교도관의 시선으로 사형을 조명한 영화 '집행자'는 지난 5일 개봉, 첫 주에 20만 명 넘는 관객을 모으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제작비 12억5000만원의 저예산 영화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할리우드 대작 '2012' 등의 개봉으로 개봉 7일 만에 교차상영에 들어가 결국 종영을 앞뒀다. 당시 주연배우 조재현은 교차상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해 탄원사를 제출한 바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집행자'는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3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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