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조진웅·강예원, 올 최고 영화 신스틸러는?

김건우 기자  |  2009.12.10 12:36
성동일 조진웅 강예원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올해 한국영화에는 주연보다 더 돋보이는 조연이 많았다. 그들이 있기에 영화는 관객을 웃고 울리는 진심이 담긴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고 한다.

올해 가장 맹활약을 한 신 스틸러는 성동일이다. 그는 올해 여름을 빛낸 '국가대표'와 하반기 '홍길동의 후예'로 1년을 장식했다. 그는 '국가대표'에서 1%가 부족해 보이는 국가대표팀의 코치를 맡았다. 초반부 팀을 결성하고 훈련할 때는 웃음을, 후반부 팀 해체 위기에는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 '홍길동의 후예'에서는 홍길동을 잡는 검사로 분해 특유의 애드리브로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검사가 잡으라는데 뭐가 말이 많은 겨"라며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장면은 영화의 진짜 웃음을 알려준다.

'국가대표'의 조진웅도 이 영화의 숨겨진 공로자다. 그는 '국가대표'에서 스키점프 해설자를 맡아 물 만난 듯한 연기를 펼쳤다. 영화에서 가중 중요한 신은 올림픽 경기장면이다. 자칫 밋밋하게 흘러갈 수 있는 장면을 실제 경기처럼 소개해 영화의 박진감을 더했다. 특히 적절한 코미디 감각은 영화에 균형추를 단 듯 신파와 코믹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줬다.

'해운대'의 강예원과 이민기 커플도 빼놓을 수 없는 신 스틸러다. 극중 강예원은 휴가차 해운대를 방문한 삼수생을, 이민기는 강직한 구조대원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의 달콤살벌한 로맨스는 하지원 설경구 커플에 못지않은 공감대를 얻어냈다. 후반부 "이거 해미씨 좀 주이소"라며 시계를 건네는 장면에서 울지 않은 관객이 없을 정도였다.

400만 관객에 빛나는 '7급 공무원'에서는 류승룡이 신 스틸러로 나섰다. 그가 맡은 역할은 국정원 하리마오팀의 팀장이다. 그는 처음으로 국정원 요원에 임용된 이재준(강지환 분)을 코믹하게 훈련을 시키며 웃음을 자아냈다. 후반부 이재준의 노트북 암호가 "과장님 XXX"라는 것을 알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영화의 숨은 재미다.

영화'마더'의 진구도 숨은 신 스틸러다. '마더'는 국민엄마 김혜자와 원빈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다. 진구는 살인 용의자로 몰린 아들의 결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마더'에서 수컷 냄새가 물씬 나는 아들의 친구로 열연했다. 사건을 추적해갈수록 빛나던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올해 청룡영화상 등에서 남우조연상을 휩쓰는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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