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퀴'PD "망가짐의 미학은 계속된다"(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9.12.18 13:23
'세바퀴'의 박현석 PD

'세상을 바꾸는 퀴즈', MBC '세바퀴'는 올 한해를 훨훨 날았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로 방송되다 토요일 오후로 독립 편성된 것이 지난 4월. 한자릿수에 머물던 시청률이 바로 10%대 중반으로 뛰었고, 이제는 2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중이다. 그간 토요 예능 최강자 자리를 지켰던 MBC '무한도전'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종종 우위를 점할 정도다. 이른바 '세바퀴' 전성시대다.

연말을 앞두고 '일밤' 시절부터 '세바퀴'를 이끌었고 현재도 김유곤 PD와 더불어 '세바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현석 PD를 만났다. '브레인 서바이버' '코미디하우스' 등도 만든 박 PD는 '세바퀴'의 성공을 작가진과 김유곤 PD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올해의 목표는 장수 프로그램"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세바퀴'는 세상을 바꿨나?

▶약간은 바꾼 것 같다.(웃음) 2010년은 조금 더 바꿨으면 좋겠다. 그간 '세상을 바꾸겠다'고 건방을 좀 떨었다면 이번엔 우리의 흠을 알고 우리가 바뀌어갔으면 한다. 남 틀린 것만 보고 자기 허물은 잘 못 보지 않나. 남성 중심의 사회, 아이돌 중심의 대중문화에 딴지를 걸었다면, 모든 연령과 공감하겠다는 목표는 아직 이루지 못한 것 같다.

-세대공감이 결국 최대 목표가 됐나보다.

▶과거 '브레인 서바이버'나 '1박2일'처럼 30%가 넘는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바로 세대공감이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낮추는 게 콘셉트다. 그 자세는 계속 유지할 거다. 요즘 시청자들은 눈이 높다. 어설픈 거짓말은 딱 걸린다. 오락프로그램 최고의 목표는 즐거움이고 웃음임을 잊지 않겠다.

-'세바퀴'가 발견한 이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대표적인 사람이 '백치예진' 임예진씨다. 연기도 좋았지만 오락프로그램을 하니까 주위 사람들이 좋아해서 더 좋아한다고 그러신다. 일흔 노모가 계신데 자기가 예능 나오는 걸 너무 재밌어하신다고. 망가지는 게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런 자신 때문에 재미있다니 그것도 좋다는 거다.

이경실씨는 갖고있는 엄청난 파워를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세바퀴'에는 가부장적인 남성을 대표하는 김구라와 조형기가 있으니 이경실씨의 파워가 돋보인다. 정리의 달인 박미선, 설레발의 이휘재 등등이 잘 조화를 이룬다. 김현철은 현재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바보 캐릭터다. 기꺼이 망가져 준다. 말을 더듬는 핸디캡이 우리 코드와 맞는다.

MBC '세바퀴'의 한 장면

-가장 섭외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다면?

▶시작할 때 꼭 섭외해야겠다 했던 사람이 선우용녀씨와 하하 어머니, '융드옥정' 김옥정씨였다. 최근에 하하 어머니께서 나오셨으니 꿈을 다 이뤘다.

-'세바퀴'의 가장 큰 힘이 있다면 뭘까.

▶대한민국을 이끄는 30·40·50대에 포커스를 맞춘 게 주효한 게 아니었을 까 싶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10대와 20대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우리는 기센 아줌마 아저씨들을 기용해서 간다. 거기에 젊은 아이돌들도 분위기를 띄운다. 세대간의 시너지다.

그런 건 제작진도 비슷하다. 중간에 합류한 김유곤 피디가 많은 역할을 했다. 나와 김유곤 피디는 30대의 감성, 김성원 작가는 40대의 감성, 새로 온 이병혁 조연출이 20대의 감성을 섞는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한다. 방송이 물 흐르듯이 가도록.

망가짐의 미학도 빼놓을 수 없다. 궁극적인 오락프로의 목표는 재미인데 대부분 연기자들은 자리를 포장하기 위한 자리로 생각한다. 시청자도 그걸 알면서 '그래 너 잘났다'하면서 본다. 우리는 그걸 포장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얼마나 인간적인지,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비슷한지 알려주니 시청자도 반가운 게 아닐까? 그 점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요즘엔 시청률이 '무한도전'을 앞설 때도 많다.

▶'무한도전'과의 시청률 경쟁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무한도전'은 연출력 뛰어난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프로니까 우리가 잘 나온게 기분좋을 때도 있지만, 시청률에서 이겼다고 크게 기쁘지도 않다. 우쭐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올해 많은 일이 있었고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내년 목표는?

▶내년 목표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국민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 위해 거듭나는 것이다. 현재 '세바퀴'가 탄생한 지 약 1년 반이 됐지만 아직 부족함이 있다. 내부에서는 고민도 많다. 시청률보다는 이를 보완해서 전 세대가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고, 나아가 장수 프로그램의 초석을 닦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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