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고 당찬 매력으로 두 남자를 사로잡은 최승희. 그 불행의 시작과 끝에 배우 김태희가 있었다.
김태희는 화제의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로, 멜로와 액션이 모두 가능한 배우로, 빛나는 외모만큼이나 눈에 띄는 배우로 거듭났다.
결말에 대해 분분한 해석을 낳으며 17일 종영한 KBS 2TV 수목극 '아이리스'의 히로인 김태희는 보기와 달리 털털한 성격에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조리 있게 말하는 당당함을 선보였다.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살아가면서 때로는 외롭고 예민해지기도 하지만 기쁜 감정을 느낄 때를 생각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는 김태희를 만나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을 마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태희와의 일문일답.
드라마가 종영을 했는데 느낌은.
"대본이 늦게 나오고 승희가 미스터리한 인물이라 혼란스럽고 미리 결말이 지어져 있는 상태에서 계산된 연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분석적으로 보다 보니 마지막회를 맘껏 즐기지 못했다. 가족들과 케익이랑 와인을 준비해서 함께 봤다. 결말이 조금 허무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결과가 좋아 기분이 좋았다."
액션 연기를 선보였는데 무리는 없었나.
"위험한 순간 많았는데 뼈가 부러지거나 찢어진 적은 없어 다행이었다. 김소연씨는 12바늘을 꿰매고 깁스를 하기도 했다. 나 역시 위험한 순간은 많았다. 쇳덩어리가 머리 옆으로 떨어지거나 테이블에 굴러서 착지를 해야 하는데 허공에 떨어지기도 했다. 발로 제대로 착지는 했는데 나중에 보니 구두 굽이 푹 들어가 있더라. 욱신거리는 정도였지만 검사를 해봤더니 발목 안 쪽 인대 몇 개가 손상됐다고 하더라."
연기력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연기적인 부분에서 지적도 많이 받고 안 좋은 기사들로 항상 비판을 받다보니 콤플렉스가 생겼다. 누가 한 마디만 하면 예민해져서 상처받기도 했다. '아이리스' 초반에도 역시나 안 좋은 기사들이 많았다. 사실 액션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어설프다고 욕먹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고문당하는 장면이나 생각보다 예기치 못한 부분에서 인정하고 좋은 기사가 한꺼번에 많이 나와 얼떨떨했다. 너무 기뻤다. 연기를 하면서 항상 남들은 잘 하고 연기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은데 난 도대체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해소된 부분이 있다. 처음부터 '아이리스'를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잡았는데 10개월간 촬영하면서 그 답답했던 부분들이 조금은 해소됐다."
눈물연기가 훌륭했다. 외모가 연기를 가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지 않나.
이병헌과의 애정신이 화제가 됐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리얼한 러브신을 찍어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저 사람은 정말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라며 공감하고 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진짜처럼 보이고 싶었다. 이미지를 생각해서 '이건 되고 저건 안 돼'라는 생각은 전혀 하고 싶지 않았다. 또 드라마에서 노출을 해봐야 얼마나 야할까 생각했다. 심의에서 걸러줄 것으로 믿고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려고 노력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명장면은
"북한 테러단에게 고문을 당하고 승희와 현준이 서로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감정을 억누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모스부호를 통해 대화를 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문 장면을 찍기 위해 부르르 떨기도 하고 침을 흘리기도 했다(웃음)."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순수 정통멜로를 못해봐서 깊은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 내년에는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할 생각이다. 상대배우로는 4대천왕 가운데 이병헌씨와는 한 번 연기를 해봤고 장동건씨는 임자가 있으시니까 송승헌씨나 원빈씨 가운데 한 분이면 좋겠다. 호호호"
드라마 속 커플이 실제 연인으로 발전됐으면 하는 팬들의 바람도 있는데.
"그렇게 되는 커플들이 좋아 보이긴 한다. 사람의 감정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데 저는 드라마 속 승희로서 현준을 사랑했다.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았고 그 사실은 배우분들이나 현장 스태프들도 모두 알고 있다. 시청자들이 이병헌씨와 제가 진짜 사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셨다는데 듣고 기분은 좋았다."
배우로서 사는 게 외롭지는 않나.
"예전에 아무 생각 없고 낙천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성격도 바뀌고 저 안에 있는 변덕스럽거나 예민한 부분들을 발견하게 됐다. 우울하거나 외로운 감정도 많이 느끼지만 그 반대의 기쁜 감정도 크다. 그러나 내 안에 있는 감정들을 모두 드러내고 살기엔 또 세상 사람들의 시선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일일이 반응하면서 살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항상 고민을 많이 한다."
연말 연기상을 기대하는가.
"상은 받으면 너무 기쁠 것 같다. 그동안 신인상과 인기상 등을 받아봤지만 이 작품을 통해 스스로도 만족하고 자신감을 얻은 부분이 있어 그 걸 인정해주신다면 뜻 깊은 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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