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 연장으로 시청률 하락, 왜?

김겨울 기자  |  2009.12.21 08:58
이요원 류담


당초 50회로 시작했던 MBC '선덕여왕'이 인기에 힘입어 22일 62회로 막을 내린다.12회 연장이면, 한편의 미니시리즈 편수에 육박하는 긴 호흡이다. 연장이후,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왜일까.

미실(고현정 분)이 장렬하게 인생을 마감했던 50회에서 '선덕여왕'은 43.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일일기준·이하동일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후 51회부터 30% 후반대로 급 추락하더니 9주 연속 주간시청률 1위를 차지했던 '선덕여왕'은 결국 지난주(12.14~20) 주간시청률에서는 KBS2TV '아이리스'에 밀려 2위를 기록하며 '국민사극'이라는 호칭에 먹칠을 칠했다.

'선덕여왕' 3기로 불리는 미실 사후로 꾸며진 연장 편에서 왜 좌초된 것일까.

우선 '선덕여왕'의 주 된 갈등을 이뤘던 덕만의 정적인 미실이 죽었다는 스토리 자체가 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미실 이후 덕만은 유신(엄태웅 분)과 비담(김남길 분), 게다가 춘추공(유승호 분)까지 합세한 갈등을 이뤘지만 미실만큼 강력한 정적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미실과 덕만의 여러 차례 반복된 기 싸움과 미실의 난으로 긴장감이 극대화된 절정의 순간을 맛 본 시청자에게 다른 자극들이 무덤덤해질 뿐이다. 이를 반영하듯 시청자 게시판에는 미실이 죽은 후 '선덕여왕'에 흥미를 잃었다는 글로 가득하다.

이와 함께 갑작스런 캐릭터 변화로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왕위에 등극한 선덕여왕,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입체적인 인물을 그리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변해도 너무 변했다. 빠르면서도 차갑게 말하는 미실의 말투와 비슷하질 않나.

시청자가 좋아했던 순수하고 당당한 이미지는 사라지고, 권력을 어떻게 춘추한테 넘겨줄까만 고민하는 정치가로 변했다. 비담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비담의 난'이라는 큰 사건을 예고는 하고 있었지만 다소 엉뚱하면서도 재치 있었던 그는 오간데 없고 비열하고 냉조적인 그만 남았다.

김춘추도 초반에는 '선덕여왕'에 새 바람을 안겨줄 후반 주인공으로 출연, 기대를 모았으나 선덕의 치마폭에 쌓여서 전전긍긍하는 인물로 전락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죽방(이문식 분)과 함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고도 역시 세월이 너무 지난 탓일까. 지나치게 무게를 잡아 부담스러울 정도다.

이 같은 급격한 변화를 불과 1,2주 차이로 접한 시청자들이 따라가기는 버거웠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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