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강호동 '전설' 이경규 넘을까

전형화 기자  |  2009.12.31 14:03

개그맨 유재석이 올해 톱MC로 우뚝 섰다. 그는 지난 29일과 30일 각각 진행된 2009 MBC 연예대상 시상식과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강호동이 MBC와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유재석이 바톤을 이어받은 것. 특히 유재석은 MBC에서만 6번의 대상을 수상한 이경규와 같은 기록을 세워 그 자리를 이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비록 올해 무관에 그쳤지만 이경규는 '예능의 전설'이다. 이경규는 1981년 MBC 개그콘테스트에서 은상을 수상한 이래 꾸준한 활동으로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1986년 MBC 방송연기대상 개그맨 신인상을 수상한 뒤 1991년 MBC 방송대상 코미디부문 대상을 수상, 제1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후 그는 1998년 일본으로 유학가기 전까지 1992년 제28 백상예술대상 TV남자예능상, 제19회 한국방송대상 남자코미디언상, MBC 방송대상 코미디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 1994년에는 제1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신세대희극연기상을 1995년에는 MBC 코미디 연기대상 대상을, 1997년에는 MBC 코미디대상 대상을 탔다.

이경규의 대단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일본유학에서 돌아온 뒤 다시 제2의 전성기를 구사했다. 2001년 MBC 방송연예대상 진행자부문 최우수상을 탄 데 이어 2002년 KBS 연예대상 TV MC부문 최우수상,MBC 방송연예대상 최고인기상을, 2004년에는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최우수상,제11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희극연기부문상을 탔다. 2005년에도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 SBS 방송연예대상 남자진행자부문 TV스타상, MBC 방송연예대상 PD상을 탔다.

한 때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혹평도 들었지만 그는 올해 SBS 상반기 프로그램 작품상 예능부문 특별상을 수상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남자의 자격'으로 그는 제3의 전성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내년에 이경규가 수상하면 그는 80년대와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와 2010년대까지 상을 받는 유일한 개그맨이 된다. 30대와 40대, 그리고 50대까지 젊은 후배들과 경합하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는 셈이다.

현재 MC계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양대 산맥으로 군림한다. 하지만 두사람이 전설이 되기 위해선 이경규를 넘어서야 한다. 과연 가능할까? 권불십년이라 했지만 이경규는 30년이다.

강호동은 매 시상식마다 이경규에 영광을 돌린다. 유재석 또한 존경을 아끼지 않는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이경규처럼 세대를 뛰어넘는 MC가 될지, 그때서야 비로소 국민MC라는 칭호가 명확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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