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빛나 "2010년 부기컷으로 물들게 하겠다"①

김겨울 기자  |  2010.01.19 13:51

여배우에게 나이와 결혼, 자식은 구속일까. 이런 질문에 해답을 주는 배우가 있었다.

8년 만의 추위라 했던가. 캠핑카 인터뷰 사상 추워서 행선지를 바꾸긴 처음이다. 오랜만에 서울을 떠나 '리얼' 캠핑다운 캠핑카 인터뷰를 즐기려 했건만,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라는 소식에 조용히 목적지를 서울 사무실 근처로 옮겼다. 한창 촬영 중인 배우를 감기 걸리게 할 순 없지 않는가. 매너저의 걱정도 한몫했다.(사실 기자의 건강도 걱정되고.)

오늘의 주인공은 왕빛나. 멀리서부터 걸어오는 그는 가녀린 체구에 찢어진 청바지, 털 재킷을 입고 세련되게 등장했다. 가까이서보니 언밸러스하게 손질한 헤어스타일까지 '한' 스타일 한다.

"머리 했나 보다.(기자)" "하하. 이번 드라마 들어가면서 변신을 줬다.(왕빛나)"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기자)" "이 쪽으로 보면 짧고 이쪽으로 보면 길다. 2010년은 부기 컷으로 물들이겠다. 하하하.(왕빛나)"

캠핑카 안으로 들어서고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도란도란 인터뷰를 이어갔다.



-'부기컷'이 뭔가?

▶ 이번에 MBC 새 수목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이하 '아결여')에서 맡은 역 이름이 부기다. 부기의 캐릭터를 잘 살리기 위해 헤어스타일을 바꿔봤다. 부기는 능력 있는 레스토랑 컨설턴트인데 일적으로 성공하고 재테크에도 능하며,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는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라는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여자다. 그런 개성 있는 성향을 표현해봤다. 또 내가 세 주인공 중 막내다. 언니들한테 헤어스타일을 바꾸라고 할 순 없잖은가. 하하. 내가 독특하게 바꿨다.

-'아결여' 소개를 해준다면?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스가 있나?

▶ '아결여'는 서른여섯의 세 여자가 싱글로 살면서 일과 사랑, 연애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드는 드라마다. 워낙 캐릭터도 뚜렷하고 에피소드도 많아서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특히 20대 후반부터 30대 여성이라면 다들 공감할 만한 소스가 많다. '맞아. 맞아.' 이렇게 말이다.

-여자가 셋이 모이면 시끄럽다는데? 여 주인공이 세 명인데 질투나 경쟁 같은 것 없나?

▶ 글쎄. 우리는 너무 친하다. 집이 가까워서 술도 같이 마시고 서로 걸어서 갈 정도다. (주량은 누가 제일?) 진희 언니. (다들 싱글인데 부러워하지 않나?) 아무래도 연기로는 나보다 선배지만 결혼이나 출산 경험은 내가 먼저라 그런지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본다. 궁금한 게 많은가 보다. 이번 작품 하면서 좋은 언니들 만나게 돼 복이라고 생각한다.

-극 중 캐릭터가 왕빛나 본인과는 좀 다른 상황이지 않나. 연기하기 어떤가?

▶ 배우로 살면서 내가 사는 삶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재밌다. 나는 스물일곱에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지만 부기는 서른여섯에도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을 즐기고 있다. 내가 못해본 것에 대한 갈망이라고 할까. 그것을 푸는 것 같아 즐겁다. 사실 나는 결혼 전이나 후나 별 다른 것은 없는데.(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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