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시청자로 부터 거액의 돈봉투가 든 꽃다발을 받았다 돌려줘 화제가 됐던 김소원 SBS '8뉴스' 앵커가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밝혔다.
김소원 앵커는 22일 SBS 인터넷 홈페이지 뉴스사이트(http://news.sbs.co.kr)에 '김소원 앵커의 못 다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일을 많은 분들이 흥미롭게 여기시는 것 같다"라며 "정말로 모르는 사람에게 받은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은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고 알고 있다"며 "저희 아나운서팀 누구라도 이런 일을 겪었다면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앵커는 "익명을 고집하며 꽃바구니를 보낸 시청자도 팬으로서 자신의 고마움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그 돈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곳에 쓰이길 바랐을 것"이라며 "꽃바구니에 담겼던 돈이 꼭 필요한 곳에 쓰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 '8 뉴스' 김소원 앵커와 박선영 아나운서는 "뉴스를 잘 보고 있다"는 쪽지가 담긴 장미 꽃바구니를 익명의 한 시청자로부터 받았다.
두 사람은 꽃다발 속에 거액의 돈봉투가 든 것을 확인하고는 아나운서팀에 보고 후, 꽃집에 연락해 그 돈을 정중히 되돌려 줄 것을 부탁했다.
다음은 김소원 앵커의 글 전문
인터넷을 보니 이번 일을 많은 분들이 흥미롭게 여기시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도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해오십니다. 큰돈인데 욕심나지 않았느냐, 좋은 곳에 기부하지 왜 돌려주었느냐부터 정말로 모르는 사람에게 받는거냐, 아나운서들은 그런 선물을 원래 자주 받느냐 까지.
쉬운 질문부터 답을 드리면, 정말로 모르는 사람 맞구요, 이런 일은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희 아나운서팀 누구라도 이런 일을 겪었다면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을 겁니다.
사탕이나 편지, 꽃다발처럼 이따금 팬들이 보내오는 마음의 선물들이라면 몰라도 그런 돈을, 더군다나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냈다면 조심하는 차원에서라도 받을 수 없었을 겁니다. 또 그렇게 임의로 처리할 수 없는 돈이기에 함부로 기부할 수도 없는 것 이구요.
돈봉투와 여자 아나운서를 굳이 과장해서 제목을 단 기사를 보면 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저를 비롯한 아나운서팀은 이번 일의 주인공인 익명의 시청자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런 얘기를 해드릴게요.
지난 연말 연초 저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선물과 편지를 적잖게 받았습니다. 그중엔 한 장애인 시청자가 팬레터와 함께 김 앵커가 알아서 좋은 곳에 써달라며 자신이 일 년동안 동전을 모은 돼지저금통을 보내온 일도 있었습니다.
그분의 이름으로 성금을 대신 내어드리며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렸죠.
제 짐작으로는 이번에 굳이 익명을 고집하며 꽃바구니를 보냈던 그 시청자도 뉴스 진행하는 공인에게 팬으로서 자신의 고마움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전달한 돈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곳에 쓰이길 바라는, 그럴 거라 믿는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이번 겨울 추위가 유난합니다. 다시 한파가 닥친다고 하죠.
꽃바구니에 담겨있던 그 돈이 이젠 정말 꼭 필요한 곳에 쓰였으면 좋겠네요.
SBS 김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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