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정재영·강동원…'北인민'은 늘 따뜻했다

김관명 기자  |  2010.01.27 09:36

스크린속 북한 주민은 언제나 인간적이다.

한국 영화감독의 로망 내지 판타지일까. 아니면 자본주의 대한민국의 일부 천박한 모습에 질린 일탈일까. 개봉을 앞둔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의형제'(감독 장훈)에서도 '북한 사람' 강동원은 따뜻했다. 작은 것에 눈물 흘리고, 언제나 '인간미'를 외치며, 비인도적인 것에 몸부림치는 그런. 하긴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도 '북한공작원' 김승우는 '시크승우'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조금만 과거로 가보자. 박찬욱 감독의 2000년작 '공동경비구역 JSA'. 따뜻한 인간미, 개구쟁이 같은 넉살에 관객이 미소 지은 건 인민병사들 덕분이었다. 공동경비구역에서 지뢰를 밟고는 "살려주세요"를 애원한 대한민국 병장 이병헌에게 "사내자식이 울기는.."이라고 속마음까지 위로받게 해준 건 '인민군' 신하균이었고, 남북한이 대치한 일촉즉발의 현장에서 남북한 병사들을 다독거린 건 역시 '큰형님' 캐릭터의 인민군 중사 송강호였다.

박광현 감독의 2005년작 '웰컴투 동막골'에서도 가슴 따뜻한 북한 인민군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신하균이 뻣뻣한 국군 장교로 나온 이 영화에서, 환한 미소의 8할은 인민군 장교 정재영에게서 나왔다. 처음에는 고지식해 보일 정도로 당과 인민에 충성을 외치고, '미제 앞잡이' 국군에게 적개심을 보인 이 정재영은 양파 껍질 벗겨지듯 그 푸근한 속내로 800만 관객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삼촌 같았던 인민군 하사 임하룡, 사랑의 열병을 앓은 인민군 소년병 류덕환도 빼놓을 수 없다.

"아부지가 준이 줄라구 축구볼 샀다.." 김태균 감독의 2008년작 '크로싱'을 본 관객은 극중 북한 축구영웅 차인표의 이 대사에 가슴이 '짠' 했다. 탄광일을 하며 구질구질한 집에서 단출하게 살던 '아버지' 차인표가 하나뿐인 아들(신명철)에게 축구공을 사들고 들어오던 모습. 그저 절절한 부정(父情)에 다름 아니었던 차인표의 이 모습은 참혹한 영화 결말과 대비되면서 관객 마음 참으로 무겁게 만들었다. '북한 아이' 신명철도 제 어미 죽고 울먹이며 그랬다. "아부지, 미안함다..아부지랑 약속 못지켜서 미안함다."

오는 2월4일 개봉하는 '의형제'에선 강동원이 이 역할을 '제대로' 했다. 똑똑하고 싸움 잘하는 남파 공작원 송지원 역. 그런 그가 북한의 전문킬러에게 '배신자' 소리를 듣게 된 건 살해현장에서 남한 어린애 다치는 걸 막았기 때문(극중 킬러 대사를 빌리자면 "싸구려 감상주의")이었다. 국정원에서 파면 당한 후 흥신소 일을 하며 돈 벌기에 바빴던 송강호에게는 이렇게 한방 날렸다. "남한에서는 돈만 받으면 뭐든 다 합니까?" 오죽했으면 송강호가 그랬을까. "넌 말끝마다 인간미 따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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