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신' 인기 장외요인은? 학원물 부재·교육산업화

김수진 기자  |  2010.02.01 14:24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공부의 신'(극본 윤경아·연출 유현기)이 인기리에 방송중이다. '공부의 신'은 폐교 위기에 놓인 삼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의협심 넘치는 변호사 강석호(김수로 분)가 오합지졸 고3 수험생 5명을 최고 명문대인 천하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특별반을 결성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청률 20%대 후반을 기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드라마는 인기 일본 만화 '드래곤자쿠라'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 2005년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TBS 방송사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다. 이 드라마는 일부에서 성적 지상주의 조장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학생 학부형 시청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시청자들의 공감대 속에 방송되고 있다.

변희봉 김수로 배두나 등 연기 내공으로 무장한 이들의 살아 있는 캐릭터 연기를 비롯해 유승호 고아성 등의 신세대 연기자의 조화는 드라마의 인기요인. 긴장감 있게 극을 끌고 가는 연출자의 감각과 작가의 필력 역시 이 드라마의 인기 요소로 평가 받고 있다. 더불어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꼽히는 장외요인도 있다. 지상파 3사의 학원물의 부재와 산업화된 국내 교육열이다.

◆학원물의 부재

지난 2007년 9월, KBS 2TV 청소년 드라마 '최강 울엄마'(연출 김정환)가 폐지됐다. 이후 지상파 3사 4개 채널 가운데 청소년을 위한 학원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종영된 KBS 2TV '꽃보다 남자'는 고교를 배경으로 방송됐지만, 학원물이 아닌 청춘멜로 드라마였다.

학원물의 부재로 인한 갈증을 '공부의 신'이 채워줬다는 게 업계 일각의 시선이다. '공부의 신'은 매회 주요 과목 달인이 등장, 학습 노하우를 전달한다. 더불어 명문대에 가기위해 꾸려진 특별반 아이들의 고민과 갈등이 보여진다. 사춘기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하다.

모 방송사 드라마국 PD는 "오랜 기간 학원물이 지상파 TV에서 사라졌다. '공부의 신'의 선전은 광의적으로 오랜만에 접하는 학원물에 대한 반색의 결과라고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며 "방학시즌에 방송된다는 점에도 성공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고 밝혔다.

◆교육의 산업화

교육의 산업화 역시 '공부의 신'의 인기를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화된 국내 교육환경에, 이 드라마는 학부형들에게 매력적인 드라마로 꼽힐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명문대를 들어가야하는 명분을 제공하며, 더불어 학습 노하우까지 제공하는 '훌륭한 드라마'다.

한 관계자는 "명문대 지상주의라는 '공부의 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결국 이 드라마의 인기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며 "대학교 입학 경쟁만큼이나 치열한 국내 입시 교육 현실이 이 드라마의 인기라는 무형의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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