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형제' vs '추격자', 공통점과 차이점은?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0.02.09 15:47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영화 '의형제' 열풍이 뜨겁다. 지난 4일 개봉해 5일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영화가 5일만에 100만명을 동원한 것은 '국가대표'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할리우드 영화에 밀렸다는 뜻이다. '의형제'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아바타'의 8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저지했다.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11월 '굿모닝 프레지던트' 이후 13주 만이기도 하다.

영화팬들은 '의형제'의 이 같은 성과를 반기는 한편 이 영화를 2008년 개봉한 '추격자'와 비교하고 있다. 실제 두 영화는 다른 듯 하지만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있다.

'의형제'와 '추격자'는 나란히 신인 감독에 톱배우들이 참여했다. '의형제'는 김기덕 감독 조감독 출신인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영화다'를 연출했지만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 장훈 감독은 단편영화 경험조차 없다.

'추격자'는 신예 나홍진 감독을 단숨에 스타덤에 올렸다.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그는 '추격자'로 흥행과 더불어 칸영화제까지 초청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장훈 감독과 나홍진 감독은 현재 영화계에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로 주목받고 있다.

송강호와 강동원, 김윤석과 하정우 투 톱 배우가 출연한 것도 공통점이다. 연령과 경력, 스타성이 차이 나는 두 남자배우를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몰아넣어 관객을 몰입시켰다.

투자사 쇼박스가 참여한 점도 같다. 두 영화는 쇼박스가 전력투구, 첫 주말 1만회 상영이라는 강수를 뒀다. 개봉시기조차 비슷하다. '추격자'는 당시 2월14일 개봉, 핏빛 밸런타인데이를 열었다. '의형제'는 2월4일 개봉했다. 밸런타인데이에는 멜로영화라는 등식을 깼다.

외화와 '맞짱'을 뜬 것도 유사하다. '추격자'는 할리우드 영화 '점퍼'와 같은 날 개봉했다. 그 결과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는 '점퍼'에 내줬다. 관객 입소문에 의해 2주차부터 역전했다. '의형제'는 '아바타'라는 초대형 블록버스터와 승부를 펼치고 있다. 물론 '아바타'가 1100만명 이상 동원한 뒤에 개봉했지만 여전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터라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두 영화 모두 골목 추격전이 인상적이었다.

닮은 점은 여기까지.

두 영화는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지만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추격자'가 두 남자의 대결을 표방하는 장르의 규칙에 충실했다면 '의형제'는 두 남자의 대결과 화해를 그렸다.

이는 소재의 차이기도 하다. '추격자'는 연쇄살인범을 추격하는 전직형사 이야기인 반면 '의형제'는 북에서 버림받은 공작원과 국정원에서 쫓겨난 전직 요원이 오월동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런 소재 차이는 '추격자'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결정을 쉽게 하기도 했다. 그만큼 영화가 직선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의형제'는 분단에 이주노동자까지 한국적인 소재를 복층적인 구조로 풀어냈다. 읽힐 수 있는 층은 두텁지만 외국에서 이해하긴 힘든 구석이 있다.

감독과 배우의 차이는 두 영화를 무 자르듯 나누는 부분이기도 하다. '추격자'가 웃음기를 뺀 영화라면 '의형제'는 쉼표 같은 웃음이 존재한다. 김윤석과 송강호의 차이기도 하지만 나홍진과 장훈의 차이기도 하다.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황해' 역시 어두운 스릴러이며, 장훈 감독은 전작 '영화는 영화다'에서도 고창석을 통해 적당한 웃음을 안겼다. 대결과 이해라는 코드 역시 두 영화의 극명한 차이다.

'추격자'는 2008년 5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의형제'가 '추격자'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추격자'는 청소년관람불가인 반면 '의형제'는 15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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