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태어나 동계올림픽서 메달땄다?

김태은 기자  |  2010.02.16 22:17
지난9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발 경기장에서 훈련중인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대한체육회 제공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 중인 국가대표선수 가운데는 2월생이 많다. 특히 스케이트를 신고 경기하는 빙상 종목의 경우, 올림픽 기간인 2월12일~3월1일(현지시간)에 생일을 맞이하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2월15일생인 모태범은 21번째 생일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같은 종목 이규혁은 2월8일, 이강석은 2월28일생이다. 여자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김유림이 2월3일생, 이상화는 2월25일생이다.

2월 전후에 출생한 선수들도 눈에 띈다. 박도영은 1월30일,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승훈은 3월6일이 생일이다.

쇼트트랙에서도 사정은 같다. 성시백이 2월18일생이다.

또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이정수가 11월30일생인 것을 비롯해 1월과 3월, 12월 등 겨울에 태어난 선수들이 유독 많다. 대표팀 10명 중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시기에 탄생했다. 피겨스케이팅 부문에 김연아와 나란히 참가한 곽민정도 1월23일생이다.

스키 종목 역시 겨울 태생이 대세다. 영화 ‘국가대표’로 주목받은 스키점프 대표인 김현기가 2월9일생, 최용직과 최흥철은 12월생이다.

왜 온통 ‘겨울아이’들 판인가.

육아잡지 ‘맘&앙팡’은 겨울아기가 ‘추위에 강하다’는 속설을 부인한다. 체질일 뿐이라는 것이다. 다만 ‘겨울에 태어난 아이는 똑똑하다’는 설에는 ‘주역’을 빌려 “감성보다는 지성과 이성이 발달해 수리력이 뛰어나고 IQ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미국에서 특히 인기높은 아이스하키 선수 중에도 1, 2월생이 많다. 동갑내기가 일제히 같은 학년으로 입학하는 미국 학제에서 연초에 태어난 아이는 성장이 빠르다. 성장기에는 몇 개월 차이로 체격과 체력이 달라진다. 따라서 먼저 태어난 아이들이 눈에 띄어 더 많은 기회를 잡게 된다고 분석한다.

겨울아이들은 본격적으로 외출을 할 수 있는 생후 6개월이 될 무렵 여름을 맞는다. 이 시기에 외부 접촉이 잦아지면서 두뇌가 자극을 받아 지능이 발달되고, 더욱 건강하고 활동적이 된다는 추측이다.

이 같은 우연과 필연으로 대한민국의 겨울아이들이 밴쿠버를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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