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희를 아세요? 엄마로 돌아온 은막의 여왕(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0.02.19 16:35
ⓒ이명근 기자 qwe123@

1980년대 은막의 스타 이보희를 아십니까?

이보희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식객2'에서 이보희는 어린 시절 야속했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를 맡았다. 시청률 40%가 넘는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서 억척스런 모습과는 딴판이다. 아니 이보희는 원래 곱고 단아하며 가슴을 설레게 했던 여배우였다.

이보희의 영화 출연은1998년 'A+삶' 이후 12년만이다. 스스로는 1994년작 '49일의 남자'를 마지막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80년대를 거친 세대에게 이보희는 은막의 여왕이었다. 스크린보단 은막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던 시절, 이보희는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여드름이 풀풀 날리던 남자아이들은 담벼락과 전봇대에 붙어있던 '무릎과 무릎사이' '어우동' 포스터 속 그녀에 환상을 품었다.

이보희는 당시 전성기를 구가했던 성애영화 속 여신이었지만 그렇다고 그 자리에 멈춰있진 않았다. 그녀는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등 이장호 감독의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경력을 쌓았다. 백상예술대상과 영화평론가상, 대종상은 이보희에 상을 안기며 추앙했다.

-12년만에 영화에 돌아왔는데.

▶계속 엄마 역할을 하니깐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작품 제의가 별로 없었다. 특별출연 제의 정도나 누구의 엄마 정도였지. 이번 영화는 달랐다. 과거 기생이었다가 이제는 음식점을 하는 엄마. 딸에게는 고통이었겠지만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감싸는 엄마라는 게 좋았다.

-'수상한 삼형제' 속 모습과는 전혀 다른데.

▶'식객2' 속 엄마는 그냥 엄마가 아니다. 주춧돌이 되는 엄마다. TV 속에서 보여주던 엄마와는 또 다른 모습이라 너무 좋았다. 이번을 계기로 또 다른 이보희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영화하는 분들에게.(웃음)

-김희애나 김영애, 김혜숙 등이 영화에서 다양한 엄마를 앞서 선보였는데.

▶부럽다기 보단 멋있다고 느꼈다. 중견배우들이 펼칠 수 있는 장이 생겼으니. 영화를 하고 싶다는 자극도 됐고. 큰 욕심은 없지만 난 선배들보다 연배가 낮아서 오히려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식객2'에서는 굉장히 고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반면 '수상한 삼형제'에서는 억척스런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데.

▶현장에서도 너무 곱게 나오는 게 아니냐는 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엄마가 아니라 고운 느낌이 나는 게 더 맞다고 감독과 상의해 최종 결정했다. 또 실제 내가 곱지 않나.(웃음) 드라마에서 실제와 달리 억척스런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살아온 흔적과 고민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작품마다 어떻게 하면 달라 보일 수 있을까 매번 고민한다. '여섯시 내고향' 같은 프로그램을 보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관찰하기도 하고.
ⓒ이명근 기자 qwe123@

-과거에도 다작을 하지 않았는데 달라보여야 한다는 마음의 연장선이었는지.

▶지금도 그렇지만 판에 박힌 모습으로 보여지는 게 너무 싫었다. 예전에 '어우동'과 '무릎과 무릎사이'를 할 때 섹시스타로 불렸다. 그래서 비슷한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항상 다른 것을 택하려 노력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냥 그런 배우로 끝났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여배우의 노출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제목이 세서 그렇지 노출이 과하지 않았다. 지금과는 비교도 안된다. '어우동'은 문예영화고 '무릎과 무릎사이'는 이장호 감독님 영화 아닌가. 원래 숫기가 없는 편이지만 카메라가 돌면 이상하게 용기가 났기에 가능했다.

애초 공채 탤런트로 뽑혔을 때 단역으로 끝나나 싶어 고민했었다. 그러다 이장호 감독님이 영화 오디션으로 발탁해 주셔서 배우의 길을 갈 수 있었다. 절박할 때 영화를 시작해서 그런지 촬영장에선 언제나 힘이 솟았다.

-TV드라마로 복귀한 뒤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까지 출연했는데.

▶원래 재미없는 사람인데 시트콤 제의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당시 PD가 내 다른 모습을 봤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시트콤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절실하게 하니깐 결국 사람들이 웃어주더라는 것이다. 절실하면 결국 통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화든 드라마든 절실하게 하니깐 사람들이 봐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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