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故배삼룡 비화]②"배삼룡을 사수하라"

김관명 기자  |  2010.02.26 15:22

"배삼룡씨가 녹음을 끝낸 후 차에 탄 지 얼마나 됐을까. 건장한 청년 20여명이 우리가 있던 차쪽으로 다가왔다. 내가 알던 사람도 있었다. 장종선 당시 TBC 미술국장, 그리고 미술부 세트맨 등, 한 20, 25명쯤 됐을까. 이들이 여러 차에 나눠 타서 우리 쪽으로 온 것이다."

유수열 대표는 1973년 12월 그때 일이 지금도 눈에 선한 듯 했다. 당시 동아방송 라디오 '명랑 스테이지'가 녹음실로 사용하던 수도예식장은 을지로 4가에 있었는데, 그 곳에서 MBC '웃으면 복이와요' 팀과 TBC '좋았군 좋았어' 팀이 딱 마주친 것이다. 수적으로는 MBC 팀들이 당연히 열세였다. 이어지는 유 대표의 회고.

"그 골목이 마침 목재상 골목이었다. 순식간에 각목을 휘두르며 서로에게 욕지거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우리 4명은 배삼룡씨가 타 있는 뷰익 승용차를 빙 둘러싸서 방어에 나섰다. 수적으로 중과부적이었던 우리는 '이 새끼들 뭐야?'라고 소리를 지르며 저항했다. 그야말로 옛날 스타일로 1시간 가량 우왕좌왕 댄 것이다."

수적 열세를 느낀 MBC '웃으면 복이와요' 팀은 결국 차를 빼서 당시 배삼룡씨의 자택이 있었던 동부이촌동 아파트로 향했다.

"아파트 입구에 내려서 일단 배삼룡씨를 올려 보냈다. TBC '좋았군 좋았어' 팀들도 5, 6대의 차를 타고 곧바로 따라왔다. 그러다 큰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아 양쪽 대표끼리 만나는 걸로 타결을 봤다. 결국 한시적으로나마 MBC '웃으면 복이와요'에만 배삼룡씨가 출연하는 걸로 결론이 내려졌다."

그럼 왜 이렇게 대낮 도심 한복판에서 두 방송사가 각목까지 들고 배삼룡씨를 잡으려 혈안이 됐던 것일까. 유 대표는 이를 짧게 요약했다.

"그는 당시 톱 중에 톱이었다. 천하의 바보 역할로는 세계 최고였다. MBC 입장에서는 배삼룡씨를 절대 타 방송사에 뺏기면 안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당시 TBC 예능국의 슬로건은 '웃으면 복이와요를 격파하라'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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