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연, 여성사극 신화 재현할까

문완식 기자  |  2010.02.27 11:00
'거상 김만덕' 촬영중인 이미연 ⓒ유동일 기자


미실 다음은 만덕?

배우 이미연이 오는 3월 6일 KBS 1TV 새 대하사극 '거상 김만덕'으로 '명성황후'이후 9년 만에 사극에 도전한다.

조선 정조시대 사재를 털어 굶주림에 허덕이던 백성들을 구휼한 실존인물 김만덕으로 모델로 한 이 드라마에서 이미연은 타이틀 롤 김만덕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연의 오랜 만의 사극 출연은 여러 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연은 지난 2001년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명연기를 펼쳤었다. '명성황후=이미연'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남아 드라마에서 이미연에 이어 명성황후를 연기한 최명길이 희미할 정도다.

그런 그가 이번에 연기할 김만덕 또한 카리스마 면에서 명성황후에 못지않을 전망이다.

김만덕은 기녀에서 빼어난 상술로 거상(巨商)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조선최초의 여성CEO'라는 수식을 받고 있다. 이후 제주에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림에 허덕이자 자신의 전 재산을 들여 구해낸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인물이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로 카리스마가 넘친다.

이에 김만덕이란 캐릭터의 카리스마에 이미연이란 배우의 카리스마가 만나 이뤄낼 '폭발력'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미연은 지난 25일 제주 서귀포 현지에서 열린 '거상 김만덕' 제작발표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명성황후'이후 많은 사극 제의가 있었지만 그 이상의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은 없었다"며 "'명성황후'의 제 모습 때문에 또 어떤 카리스마를 보여줄지 기대를 하시는데, 만덕은 조선 최초의 여성CEO라는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연은 그러나 "명성황후와는 또 다를 것"이라고 말해 명성황후를 넘어서는 새로운 카리스마 창출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더불어 '김만덕'의 이미연이 주목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여성사극 '붐'을 이어갈지 여부다.

지난해 '선덕여왕'은 이제껏 사극의 주변인물에 머물렀던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선덕여왕'은 그와 함께 미실 역을 맡았던 고현정이란 배우를 새롭게 각인 시켰다'

따라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거상 김만덕'이 '선덕여왕'에 이어 또 한 번의 여성사극 신화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특히 이미연은 고현정과 대학(동국대 연극영화학과) 동기 동창이라 더욱 흥미를 끈다.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이미연은 "고현정의 '선덕여왕'의 성공에 대해 어떻게 보나"라는 물음에 "현정이와는 대학 동기고 나이도 같은 친한 친구"라며 "그래서 비교를 많이들 하시는데, 솔직히 말해 연기자 입장에서는 현정이의 첫 사극을 응원하는 심정으로 봤고 잘 되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미연은 "연기자로서는 자기 자신의 싸움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그 부분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며 애써 답변을 피했지만 비교는 불가피해 보인다.

과연 미실에 이어 만덕 신화가 또 한 번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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