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영웅' 이규혁, '택시'로 첫 예능출연

김현록 기자  |  2010.03.02 12:01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진정한 영웅, 대한민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 선수가 처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규혁 선수는 오는 4일 방송 예정인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최초로 시청자와 만난다.

이 선수는 '스피드 스케이팅이 쇼트트랙이나 피겨스케이팅보다 인기가 덜해 속상하지 않느냐'는 MC들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있었고 메달을 따면 스피드 스케이팅도 더 알려지고 국민들도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예상외로 피겨스케이트가 선전하고 인기를 얻게 돼서 ‘피겨를 했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경기를 마친 뒤 빈 경기장을 홀로 걸었다며 "원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빨리 짐을 싸서 올라가는데 그날은 락커룸에 들어가는데 ‘이제 뭘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실패 이후의 상황을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빈 스케이트장에서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고 담담히 전했다.

이 선수는 이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얼른 마음을 추스를 수 있을 듯 하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준비한 시간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며 "나는 아직도 스케이트 타는 것이 좋고 계속 선수이고 싶다. 메달을 따고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후배들을 위해서 은퇴하는 것도 명예롭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선수는 "주위에서 다들 결혼을 늦게 하라고 한다"며 "결혼은 35살에 운명적인 사람과 만나 하고 싶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 선수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이상형을 공개했는데, 이영자가 "외모? 성격?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잘 맞았으면 좋겠냐"고 묻자 "외모가 나와 맞으면 어떻게 하느냐. 외모는 피하고 싶다"는 답으로 MC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또 훗날 딸이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해도 시키겠냐는 질문에는 "여자아이라면 피겨나 다른 종목을 시키겠다. 이상화 선수도 남자선수들과 훈련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여자가 하기에는 힘든 종목이다"라고 단호히 답했다.

이규혁 선수는 13살에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발탁, 20여 년간 국내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 스타로 군림해 왔다. 5번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섰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던 이규혁 선수는 이번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나 그의 치열한 도전에 스포츠 팬들의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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