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추노꾼 '승승장구', '강심장' 따라잡을까

문완식 기자  |  2010.03.09 09:12
'강심장'의 이승기, 강호동(위), '승승장구'의 우영, 최화정, 김승우, 태연, 김신영


쫓고 쫓기는 관계. 이 숨 막히는 대결은 비단 드라마 '추노'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세상은 쫓고 쫓기는 관계 속에서 반목하기도 하고, 발전하기도 한다. TV 속은 어떨까. 오늘도 불꽃 튀는 추격전이 브라운관을 달군다. 화요일 밤의 추격전을 들여다보자.

◆'강심장'..강호동·이승기 '투톱MC'+호화게스트 '화려한 입담'

지난해 10월 첫 방송한 SBS '강심장'(연출 박상혁 박경덕)은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나중에 아니라는 게 밝혀졌지만 '국민MC' 강호동이 자신의 이름을 단 첫 번째 토크쇼를 한다는 소문이 방송가에 돌면서 '강호동 쇼'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강심장'은 그러나 강호동보다 이승기로 첫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강호동과 함께할 MC로 이승기가 '전격' 낙점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승기는 당시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성공으로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한 직후였다. 그런 이승기가 처음으로 MC에 도전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강심장'의 '쇼크'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지드래곤, 소녀시대 윤아 등 무려 24명의 게스트로 다시금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심장' 전에도 게스트가 집단으로 나오는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초특급 게스트들이 이처럼 하나의 프로그램을 위해 모인 적은 없었던 것.
'강심장'

◆'승승장구'..'김승우표' 토크쇼, 김남주 지원 사격으로 '눈길'

올 2월 시작한 KBS 2TV '승승장구'(연출 윤현준)도 시작도 하기 전에 화제를 모은 것은 '강심장'과 다르지 않다. '승승장구'는 배우 김승우를 MC로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영리한' 프로그램은 앞서 '박중훈 쇼'의 아픔을 피하기 위해 최화정, 김신영, 소녀시대의 태연, 2PM의 우영을 김승우의 '지원군'으로 내세워 힘을 실었다.

'승승장구'는 여기에 김승우의 아내이자 지난해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화려하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배우 김남주를 첫 회 게스트로 내세워 화제몰이에도 성공했다. 김남주도 김남주지만, '거의 모든 걸 아는 남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온 톱스타 아내'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남주는 남편의 MC 첫 도전을 훌륭하게 '내조'했다. 그녀는 가난했던 자신의 지난 날을 눈물로 고백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2월 2일 첫 방송에서 '승승장구'는 10.0%(AGB닐슨)를 기록, 순조로운 첫 출발을 알렸다.
'승승장구'의 첫 회 게스트로 나온 김남주

◆ '강심장' vs '승승장구'

'강심장'은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이 프로그램은 그러면서 토크와 버라이어티 모두를 훌륭히 구현해 내고 있다. 꼭 웃기려고만 하지 않는다. 감동 어린 스토리로 한창 웃고 난 시청자를 뭉클하게 한다. '장기자랑'도 빠지지 않는다. 거기에 붐 아카데미에 이은 특 아카데미라는 상설 '조직'이 시청자에게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독한 것'도 '강심장'의 묘미 중 하나. 우리의 '국민MC' 강호동은 어느 새인가 집요함을 갖추고 게스트들의 물고 늘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강호동이 툭 던지는 '미끼'에 게스트들은 '무장해제'된다. 4개월이 넘어가면서 '새내기MC' 이승기도 노련미를 갖추기 시작했다.

'승승장구'는 좀 더 토크에 집중한다. 이 프로그램은 단 한명의 게스트를 위해 5명의 MC가 멍석을 펴준다. 실질적인 주MC는 김승우지만 최화정 등 성별, 나이, 활동분야가 다른 나머지 4명의 부MC들이 적절히 그에게 도움을 안겨주고 있다.

한 명의 게스트는 토크프로그램에서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이 춤출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 점에서 '승승장구'는 아직까지는 승승장구 못하고 있다.

◆'승승장구'PD "프로그램 색깔 내는 데 주력..김승우 만족스러워"

'승승장구'의 윤현준PD는 "나름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생각했던 장치들이나 MC간의 호흡도 만족스럽다"고 지난 5주를 평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게스트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라며 "아무래도 초반이니까 프로그램 색깔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회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PD는 메인MC 김승우에 대해서도 "한 달 한 것 치고는 잘하고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많다. 매회 편집하면서 느끼고 있다. 김승우씨 스스로 욕심이 많고 의욕이 많다"고 했다.

이어 "김승우씨가 부각되면 좋겠다는 분도 있지만 나머지 4명을 조화롭게 이끄는 것도 메인MC로서 김승우의 능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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