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김정은..이 시대,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것

[기자수첩]

김지연 기자  |  2010.03.09 15:51


"여자 연예인은 이런 일이 있어도 웃으며 얘기해야 한다니….(울먹)"

9일 방송인 노홍철과의 결별소식이 알려진 가수 장윤정이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장윤정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MC로 활약 중인 SBS '도전 1000곡' 녹화 직전 취재진과 만나 결별과 관련한 첫 심경을 밝혔다.

애써 담담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나타난 장윤정은 "이 상황 자체가 무슨 동네 자랑하듯 그렇게 비춰질까 걱정된다. 여자이고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웃으면서 얘기해야 하는 제 처지가 너무 속상하다"며 울먹였다.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꾹~ 참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 시대 여자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이의 비애를 엿보게 했다.

이날 장윤정은 "노홍철씨와 연인에서 친구로 사이가 바뀐 것 뿐"이라며 "아주 예쁜 사이였고 지금도 그렇다. 혹여 그 친구가 상처받을까 속상하다. 그는 지금도 편히 연락할 수 있는 친구"라며 전 연인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왠지 홀로 취재진과 만난 장윤정의 모습은 지난 2008년 11월을 떠오르게 한다. 2008년 11월22일, 결별 소식이 알려진 직후 홀로 취재진과 만나야 했던 그녀, 김정은 말이다.

그때와 지금은 참으로 묘하게도 닮아 있다. 김정은에게 이별을 통보한 이서진은 결별소식이 알려진 직후 결별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노홍철도 현재 장윤정과 결별 사실이 알려진 직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노홍철이 소속사 디초콜릿이앤티에프와 전속계약 만료 후 개인적으로 일을 하면서 그와의 접촉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당연히 모든 언론의 화살은 장윤정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만 이 짐을 상대방이 나눠졌더라면 어땠을까.

결별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울음을 참으면서도 취재진과 만나 "나쁜 감정은 둘 다 단 1%도 없다"며 "연인에서 좋은 친구가 됐다"고 밝힌 장윤정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녀의 말처럼 여자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결별이라는 힘든 상황에서 취재진과 만나 웃으며 얘기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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