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퓨전사극 열풍, 스크린에서도 통할까?

김현록 기자  |  2010.03.11 07:00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방자전'(오른쪽) <사진출처=영화포스터 스틸>


KBS 2TV '추노'(극본 천성일·연출 곽정환)가 TV 사극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격정의 시대, 민초들의 삶을 담은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영화 촬영장에서만 쓰인 레드원 카메라를 과감하게 도입,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하며 만든 근사한 슬로우 화면은 극의 비장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화려한 위용을 자랑하는 TV 사극들은 수년째 브라운관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 최근 몇 년의 화제작만 해도 '대장금', '해신', '주몽', '태왕사신기', '대조영', '이산', '대왕세종', '선덕여왕' 등이 있다. 이들의 시청률은 30%는 물론 40%까지도 가볍게 넘나든다. 현재도 '추노'와 함께 KBS 1TV '거상 김만덕'이 사랑받고 있고 MBC '동이', '김수로'도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스크린의 사극 바람은 TV에 비해 미약하다. 1230만 관객을 모은 대형 히트작인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5)가 있지만, 이후 초대형 히트작은 나오지 않았다. '음란서생'(2006), '신기전'(2008), '쌍화점'(2008), '미인도'(2008) 등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사극은 여전히 성공하기 쉽지 않은 장르로 꼽힌다.

대규모 제작비는 사극영화 만들기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다. 세트와 의상을 모두 새로 제작해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미술과 의상에 공을 들이다보면 제작비 수십억이 금세 늘어난다. 공들인 세트와 소품, 의상도 눈썰미 좋은 관객이 아니면 그 차이를 알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딜레마다. 과거를 배경으로 어떻게 현대 관객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풀어내느냐는 사극의 가장 주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사극 하면 오는 고정관념을 어떻게 깨느냐에 성공의 관건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TV 사극이 그러하듯 요즘 사극 영화도 정통보다는 퓨전이 각광받는 추세다. 역사책에 기댄 정통 왕조 이야기 대신 평범한 사람들의 삶, 개성 강한 인물들, 현대로 배경을 바꿔도 전혀 무리없는 전개로 승부한다. 영화 역시 사극과 에로티시즘, 사극과 스릴러, 사극과 코미디를 뒤섞어 보다 현대적인 분위기, 이야기, 장르로 완성된 작품이 더욱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이같은 퓨전 사극의 바람 속에 올해 2편의 사극 영화가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이다. 사극, 혹은 퓨전 사극 장르에서 이미 물오른 솜씨를 뽐냈던 두 감독의 새로운 사극을 들고 관객을 맞는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박흥용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작품. 선조 29년에 일어난 이몽학의 난을 배경으로, 임진외란 직전 혼돈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유려하고도 비장하게 그릴 예정이다. 차승원, 황정민, 한지혜 등 쟁쟁한 배우들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연출자 이준익 감독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감독은 이미 '왕의 남자'와 '황산벌'을 통해 관객의 호흡을 쥐락펴락하며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방자전'은 제목에서 보듯 '춘향전'의 조연이었던 방자가 그 주인공이다. 양반집 자제와 기생 딸의 전복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렸던 고전 '춘향전'을 보다 섹시하고 발칙하게 비틀 예정이다. 김주혁이 방자로, 류승범이 이몽룡으로 각각 분했고, 조여정이 2010년판 춘향이로 등장한다. '음란서생'에서 엿볼 수 있었던 김대우 감독의 코믹하지만 섹시한 사극 만들기가 어떤 식으로 펼쳐질 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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