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방통위, 방송사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방송정책 방향과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예상됐던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이번 간담회는 방송정책 전반을 설명하고 방송현안을 두루 살펴보는 자리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조만간 방송3사와 구체적인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간담회는 주로 방송 품격 제고에 대한 논의로 진행됐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시점에서 국민 의식의 선진화가 가장 필요한데 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막장, 막말 방송을 비롯해 극복할 과제가 뭔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인규 KBS 사장은 "1월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주말 골든타임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고 오는 4월 대폭적인 개편을 준비 중"이라며 "특히 4월 개편 때 선정성 배제를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MBC 사장도 "세계 어디를 다녀봐도 막말 막장 방송이 이렇게 심하지 않다"며 "MBC는 앞으로 방송 품격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방송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원길 SBS 사장은 "막장 드라마로 지적되는 프로그램의 경우 앞당겨서 끝내기로 했다"며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지상파 심야방송 허용도 화두가 됐다. 방통위는 앞서 지상파 심야방송을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반면 케이블업계에서는 뉴미디어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유예하거나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배석규 YTN 사장은 "뉴미디어 업체가 재정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완책 없이 지상파 심야방송을 허용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방통위는 광고 쏠림 방지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참석자들은 디지털방송 전환이나 뉴미디어 활성화 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요구했다.
오용일 티브로드 대표는 "디지털전환 관련해 지금까지 티브로드 350만 가입자 중에 40만 전환했는데 올해 50만명 전환시킬 계획"이라며 "매출액 10%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정부가 지원해주면 디지털 전환 빨리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사장도 "케이블 방송채널사업자(PP)는 살림이 넉넉하지 못해 투자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규제를 적용하는데 있어 융통성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업계도 아이디어가 있으면 규제의 틀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과감하게 추진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방송사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정례적으로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김인규 사장은 "최근 동계올림픽 문제도 방송사 CEO간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싸우는 것처럼 비춰졌다"며 "정례적으로 모임을 만들자"고 건의했다. 이에 따라 CEO들은 두 달에 한번 꼴로 간담회를 가지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 위원장을 비롯해 김준상 방송정책국장, 정한근 방송진흥기획관, 김인규 KBS사장, 김재철 MBC 사장, 우원길 SBS 사장, 배석규 YTN 사장, 윤승진 MBN 전무, 오용일 티브로드 사장, 변동식 CJ미디어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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