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史 다시 쓴 '추노', 그래도 아쉬움은 있다④

문완식 기자  |  2010.03.24 10:04


KBS 2TV 수목극 '추노'가 25일 종영한다.

지난 1월 6일 첫 방송한 '추노'는 첫 회부터 20%(AGB닐슨기준) 가까운 시청률로 출발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이후 수목 안방극장은 '추노'의 독무대였다. '추노'는 사극(史劇)이었지만, 기존의 사극을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았다.

기존 사극이 궁(宮)과 양반 등 지배계층의 이야기였다면 '추노'는 '천한 노비'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민초 사극'을 안방극장에 최초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정적(靜的)인 사극에서 탈피, 주인공들의 현란한 액션을 끊임없이 선보이면서 '액션 사극'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등장인물들이 간간이 선보이는 '초콜릿복근'은 액션 사극의 맛을 더했다.

영화 제작에서 사용되던 레드원 카메라를 드라마 사상 최초로 적용, 앞서 안방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화면을 시청자에게 선보인 것은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추노'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극 초반 유려한 화면과 감칠 맛 나는 액션 신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추노'는 그러나 2월 들어 10회 분량을 넘어서며 다소 맥 빠진 전개를 보이기도 했다.

대길(장혁 분)을 받쳐주던 최장군(한정수 분)과 왕손이(김지석 분)의 생생한 캐릭터가 회를 거듭하며 모호해지기 시작한 것.

또 극의 재미를 더했던 '감초' 조연들이 중반에 이르기도 전에 죽어나가면서 스토리의 다양성이 줄어들기도 했다.

2월 3, 4일에 방송됐던 9화와 10화에서는 혜원(이다해 분)의 호위무사 백호(데니안 분), 원손을 보필했던 궁녀 필순(사현진 분), 천지호의 수하 만득(김종석 분), 명나라 출신 무사 윤지(윤지민 분)등이 줄줄이 죽어나가며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이에 첫 방송부터 8회 연속 30%를 넘어서던 시청률은 '줄초상' 사태를 겪으며 30%밑으로 떨어지는 등 정체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추노'는 극 초반 쉽게 40%를 넘으리라는 예상을 깨고(?) 종영을 앞둔 현재 30%에 약간 못 미치는 시청률 추이를 보이고 있다. '국민 드라마' 반열에는 못 오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들은 '추노'가 사극과 드라마에 남긴 족적을 감안하면 '투정'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추노'는 '명풍사극'으로 시청자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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