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런 평가를 받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 사람의 겉모습은 한없이 선하나, 마음속엔 온갖 속물적인 진짜 마음이 또아리처럼 놓여있다면 어떨까? 그래서, 모두들 그 사람의 가짜 모습에 놀아단다면...? 아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나저나 도대체 저런 평가를 받는 사람이 있긴 있는 거냐구? 그래,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 있다. 위의 평가는 이미숙이 맡고 있는 ‘송강숙’이란 인물에 대한 캐릭터 설명이다.
저 캐릭터 설명을 보면서, 캬~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작가는 분명 ‘송강숙’을 상상속의 인물로 만들어놓았지만, 이미숙이란 여배우는 그 ‘송강숙’에게 완벽한 연기로 숨을 불어놓고 살아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작가의 상상을 훨씬 더 뛰어넘는 인물로 ‘송강숙’을 재탄생 시켰다.
첫회부터 지금까지 쟁쟁한 수목극 전쟁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신데렐라 언니’, 여기의 1등 공신은 아마 이미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데렐라 언니’의 첫회를 보면서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인물을 바로 이미숙이었다. 그녀가 연기하는 천의 얼굴 ‘송강숙’은 채널을 고정 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말씀.
천박과 조신함 사이를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들락날락하는 그녀의 연기는 ‘연기 참 잘한다’라는 평을 뛰어넘어 ‘신기했다’. 어떻게 눈 한 번 깜짝할 사이에 이쪽, 저쪽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할 수 있을까? 중국의 기예인 ‘변검’처럼 ‘송강숙’의 얼굴이 순식간에 바뀌는 모습엔 진짜 ‘혀를 내두른다’라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놀라웠다. 그리고 이건 혼자만의 감동이 아닌 것 같다. ‘이미숙 연기’ 때문에 ‘신데렐라 언니’를 본다는 주변 사람들을 꽤 봤으니까 말이다.
대부분의 연기자들을 보면 어떤가? 20~30대 젊을 때는 미모도 인기도 한창이라, 드라마건 영화건 어디서나 ‘주인공’ 이다. 하지만 40대 중반을 넘어, 50대가 지나면 극의 한 켠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점점 ‘생활 연기자’라는 이름으로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역으로 ‘어쩔 수 없이’ 넘어간다.
하지만, 이미숙, 그녀는 달랐다. 단순히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조연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극의 큰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역할이지 않는가. 여기서 끝이 아니다.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여배우 문근영, 서우에게 뒤지지 않는 ‘여성적인 매력’까지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말이다.
사람 심리가 어떤 일을 오랫동안 하다보면, 너무나 익숙해져서 그저 습관처럼 하게 되고, 한편으론 ‘이 정도로 하면 되지, 뭐~’하는 요령도 생기기 마련인데... 신인처럼 자신을 언제나 가꾼다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불어 어제 10회에선 이미숙이 현모였던 ‘송강숙’의 탈을 벗고 서우에게 슬슬 나쁜 계모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악녀의 모습이 진행되면, ‘신데렐라 언니’라는 제목을 어쩌면 ‘신데렐라 언니의 엄.마.’로 부르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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