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앞두고 스크린에서 여배우들이 실종됐다? 한국 여배우들의 자랑스러운 칸 영화제 활약상을 확인한 지가 언제라고, 6월을 앞둔 극장가가 여배우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남자 배우들의 반격이 시작된 걸까? 여배우들의 존재를 찾기조차 힘든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을 앞뒀다.
여배우들이 설 곳이 마땅찮다는 푸념이 나온 것이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작금의 사태는 뭐니뭐니 해도 시즌 탓이다. 다음 달 개막하는 월드컵과 6월 25일 한국전쟁 60년을 앞두고 이를 겨냥한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군대와 축구, 전쟁을 소재로 삼은 화제작들은 자연스럽게 남자들의 세계, 남자들의 교감에 초점을 맞췄다.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꿈은 이루어진다'(감독 계윤식)는 그 대표적인 예다. 한일 월드컵으로 들썩이던 2002년을 배경으로 북한군 병사들이 한국 대표팀 중계방송을 듣겠다며 벌이는 이야기들을 따스하고도 유쾌하게 담았다. 주인공은 북한군, 조연은 남한군인 탓에 99% 남자영화가 됐다.
동티모르의 히딩크, 김신환 감독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휴먼 드라마 '맨발의 꿈'(감독 김태균)은 축구로 꿈을 꾸는 동티모르 아이들과 한국인 감독의 이야기를 그린다. 짐작한 대로, 웃음이 천진한 꼬마숙녀 외에는 축구공 차는 남자들만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일순 움츠러든 여배우들의 활약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올해의 특별한 시즌과 상관없는 러브 스토리까지 시선을 넓혀야 한다. 조여정이 발칙한 춘향으로 분한 독특한 사극 '방자전'(감독 김대우), 박해미, 신이의 코믹 로맨스물 '내 남자의 순이'(감독 김호준) 등이 남자들과 어깨를 맞대고 경쟁할 태세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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