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스크린 도전이 다시 불붙고 있다.
빅뱅의 탑이 주연을 맡은 영화 '포화 속으로'가 16일 개봉하는 데 이어 티아라의 지연이 출연한 '고사2'가 7월 관객과 만난다. 한동안 주춤했던 아이돌의 영화 도전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과연 이들의 스크린 도전은 통할까?
2000년대 들어 아이돌의 스크린 진출은 굴욕사라고 불릴 만큼 참담한 결과를 냈다. 젝스키스의 '세븐틴'(1998), H.O.T의 '평화의 시대'(2000) 같은 기획영화는 차지하더라도 개개인의 도전 역시 흥행과 평단에서 암울한 성적표를 냈다.
신화,클릭비,핑클 등 당대 톱 아이돌이 출연한 '긴급조치 19회'(2002)를 비롯해 신화 김동완의 '돌려차기'(2004), 젝스키스 은지원의 단독 주연작 '여고생 시집가기'(2004)는 극장에서 바로 내려지는 굴욕을 당했다.
god 출신 윤계상의 스크린 데뷔작 '발레 교습소'(2004)와 브라운관에서 활약했던 에릭이 출연한 '6월의 일기'(2005)도 영화적인 완성도와는 별개로 흥행에선 고배를 마셨다.
이민우와 하하가 호흡을 맞춘 '원탁의 천사'(2006)와 박정아의 '날라리 종부전'(2008)은 아이돌은 극장에선 안통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MC몽은 '뚝방전설'(2006)에서 개성파 조연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탑과 지연은 선배들의 스크린 도전과는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앞선 아이돌 영화들이 스타성을 이용한 기획영화가 대부분이었던 반면 이들이 출연한 영화는 다르다.
'포화 속으로'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등 쟁쟁한 배우들이 포진했다. '고사2' 역시 김수로가 중심을 잡고 있다. 아이돌의 스타성에 기댄 영화와는 지향점이 다르다. 연기력 또한 검증받았다.
탑은 드라마 '아이 엠 샘'과 '아이리스'에서, 지연은 '혼'과 '공부의 신'에서 단련 받았다. 진화하는 '연기돌'의 현주소를 보여준 셈이다. 과거 아이돌이 단번에 주연으로 발탁돼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것과는 달리 이들은 잔다리를 밟았다. 아이돌이 뮤지컬 등을 통해 연기 경력을 쌓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계에서 아이돌이 아닌 검증된 신인배우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구혜선이 영화감독으로 '요술'을 내놓은 것도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아직 아이돌은 영화계에 큰 신뢰는 주지 못하고 있다. '포화 속으로'와 '고사2'의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포화 속으로'도 '71'로 기획되던 시절, 빅뱅의 승리가 캐스팅됐지만 투자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포화 속으로'와 '고사2'는 충무로에서 독자적인 위치에서 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탑이 출연한 드라마 '아이리스'를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가 '포화 속으로'를 제작하며, 지연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가 '고사2'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돌의 도전은 눈여겨 볼 지점이다. 20대 배우가 실종되다시피 한 영화계에 아이돌은 매력적인 연기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처럼 아이돌이 배우를 겸업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과연 아이돌의 스크린 도전이 한국영화에 또 다른 트렌드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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