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구' 땀방울 가득한 청춘 드라마

김현록 기자  |  2010.06.11 06:00

MBC 4부작 특집 드라마 '런닝, 구'(극본 최윤정 고정원·연출 이동윤)가 땀방울 가득한 청춘 드라마의 첫 발을 내디뎠다.

10일 오후 '런닝, 구' 첫 회가 방송됐다. 어렸을 적부터 함께 달리며 마라톤 선수로서의 꿈을 키워 온 두 청년 대구(백성현 분)와 지만(유연석 분), 교향악단 단원을 꿈꿔 온 여자친구 행주(박민영 분) 등 세 친구가 주인공. '런닝, 구'는 결코 쉽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는 세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햇살같이 밝은 화면 속에 담담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대구는 황영조도 울고 갈 천부적인 신체조건을 지닌 타고난 마라토너. 어린 시절부터 지만과 함께 달리기를 하며 꿈을 키워간다. 동네 축제날 열린 어린이 단축 마라톤 대회, 1등을 하고 싶었던 대구는 자폐아인 형 대오를 뒤로 남겨둔 채 달려나가고, 그 사이 대오는 그렇게 좋아하던 열차를 향해 달려나가고 말았다.

형의 죽음에 집착하는 아버지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전 대회까지 나가지 못한 대구는 고향의 수산시장에서 일하며 산다. 몸에 배는 비린내가 싫어 일이 끝날 때마다 목욕탕에 다니는 대구는 끝까지 달리기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다.

그 사이 한국 마라톤의 유망주로 성장한 지만이 시청 소속 선수가 돼 고향을 찾는다. 교향악단이 됐다며 고향을 떠났던 행주도 학교 합주단 교사 제의를 받고 다시 돌아온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세 사람. 그러나 대구는 '이럴 처지가 아니다'며 돌아서고 만다.

비롯 첫 회가 방송됐지만 '런닝, 구'는 4부작이 아쉬운 맑고 투명한 청춘 드라마로 호평을 끌어냈다. 청춘드라마가 사라지다시피 하고, 그마저도 말랑말랑한 순정만화풍 사랑이야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요즈음 신선한 이야기와 소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꿈을 고민하는 청춘, 땀 흘리는 청춘의 모습이 오히려 새롭게 다가왔다.

어머니에게는 거짓말을 하고 서울에서 지내다 2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행주는 대구에게 말한다. "재능도 없고, 희망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건 뭐 얄팍한 재능에 간혹 희망도 보이고, 하고싶은 건 그것밖에 없고. 너무 부대끼고 힘들다." 그건 아마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청춘들의 고민이 아닐까.

'런닝, 구'는 다시 달리기에 도전한 대구와 천재 마라토너 지만의 경쟁, 그리고 삼각 사랑이야기를 그려갈 예정이다. '런닝, 구'가 신선하고도 공감가는 청춘 드라마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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